사과도 못 받고…‘가습기살균제 피해’ 전 배구선수 안은주 씨 사망
입력: 2022.05.03 17:28 / 수정: 2022.05.03 17:28
배구선수 출신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안은주(54) 씨가 12년 투병 끝에 생을 마감했다./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배구선수 출신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안은주(54) 씨가 12년 투병 끝에 생을 마감했다./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배구선수 출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안은주(54) 씨가 12년 투병 끝에 생을 마감했다.

3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안 씨는 이날 오전 12시40분 서울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서 눈을 감았다.

안 씨는 실업팀 호남정유의 배구선수였다. 경남 밀양에서 초등학교와 생활체육 배구코치 및 심판으로 활동기도 했다.

2011년 옥시 제품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 쓰러져 투병 생활을 하게 됐다. 2015년 6월에는 병원측의 권유로 폐 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합병증이 생겨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야 했다.

2018년 12월 14일 두 번째 폐 이식 수술을 위해 입원했지만 1년을 기다렸다. 이듬해 11월 30일 수술은 받았지만 합병증이 다시 발생해 산소발생기를 착용하는 등 상황이 악화했다. 여러 차례 고비를 이겨냈지만 지난 1일 중환자실에서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3월 말 피해자 단체와 기업 간의 협의 조정을 통해 가습기살균제 조정안이 나와 최소한의 피해지원을 기대했는데, 옥시와 애경이 거부하면서 물거품이 된 상황"이라며 "이런 때에 가습기살균제 중증피해자의 한 명인 안 씨가 사망해 너무나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안 씨는 누구보다 건강한 사람이었다"며 "옥시와 애경의 반사회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가 들끓는다"고 전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낮 12시 서울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안 씨의 빈소는 경남 함안군 칠원면 영동병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오는 5일이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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