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6일 만의 자유' 아직 어색한 시민들…"마스크가 습관됐어요"
입력: 2022.05.03 00:00 / 수정: 2022.05.03 00:00

초등학교·대학가·한강공원 대부분 시민들 착용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 조형물과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이 대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 조형물과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이 대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하나, 둘, 셋. 준비, 땅!"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 운동장. 빨간 상의와 하얀 하의 체육복을 입은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모였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진행하는 학년별 체육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교사는 재량권이 있지만 저학년이라 걱정된다며 실외인데도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말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부터 산책로와 등산로는 물론 야외 체육수업과 결혼식, 지하철 야외승강장, 놀이공원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10월13일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한 마스크 착용 의무 도입 566일 만이다.

다만 실외라도 집회와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등 50인 이상 모여 비말이 퍼지기 쉬운 공간에서는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발열과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상자나 고위험군은 실외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실내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계속된다.

이날 오전 마포구 홍대거리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한 상태였다. 아직은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것이 어색해서다. 홍익대 학생 김성훈(25) 씨는 "마스크를 벗는 것이 아직 낯설다"며 "사람들이 많이 벗고 다니면 그때 생각해볼 것 같다"고 전했다.

10명 중 8명꼴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지만, 2년 동안 답답했는데 이제 벗어도 돼 시원하다는 시민도 있었다. 경기 고양에 거주하는 김남천(60) 씨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있는 것을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아 마치 죄인이 된 것 같았다"며 "그래도 답답했는데 시원하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 최근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왔다는 30대 남성 다비드 줄리앙 씨는 거리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이탈리아는 한국보다 먼저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해제했다"며 "한국도 마음 편히 거리를 다닐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일 오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이 뒤섞여 이동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일 오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이 뒤섞여 이동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아직 어색하다는 목소리는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부천에서 왔다는 진중현(76) 씨는 이제 마스크 착용은 습관이 됐다고 한다. 진 씨는 "확진은 되지 않았지만 4차 백신 접종까지 했다"며 "걱정이기도 한데 습관이 돼 벗고 나오기 어색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여행온 직장인 이민주(25) 씨는 "공원에서 쉴 때는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며 "3차 접종까지 했으나 확진되지 않아서 돌아다닐 때는 걱정이 돼 쓴다"고 우려했다.

사람의 출입이 잦은 편의점 등 상업시설에서는 난감한 표정도 보인다. 내부 마스크 착용에 협조해주지 않는 손님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다. 광진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는 김성윤(23) 씨는 "안 쓰고 오는 손님과 실랑이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자연스럽게 착용하지 않은 손님들이 더욱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방역조치 해제 과정은 감염병의 일상화 과정이라고 본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민이 느끼는 위험과 개인 보호를 위해 착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결국 감염병의 일상화 과정 중 하나며, 무엇보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영역은 안내와 홍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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