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송현동 부지의 담장 철거 현장을 방문했다. /서울시 제공 |
[더팩트|이진하 기자] 110년 넘게 높은 담장에 둘러싸인 송현동 부지가 대규모 녹지광장으로 변신해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29일 송현동 부지 전체를 열린 공간으로 조성, 광화문광장 개장 시기와 맞춰 올 하반기 임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담장 철거를 착수한 송현동 부지를 찾아 진행상황을 점검하며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 광장으로 송현동 부지를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위적인 시설을 설치하기보다 서울광장처럼 넓은 녹지광장에 최소한의 시설물만 배치하고 공연이나 전시 같은 다양한 이벤트가 열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송현동 부지에는 '이건희 기증관'(가칭)이 들어설 예정이며, 건립사업 착수에 앞서 부지 전체를 2024년 상반기까지 열린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송현동 부지 3만7117㎡가 녹지광장으로 바뀌면 서울광장(1만3207㎡)의 약 3배, 연트럴파크(3만4200㎡)와 비슷한 규모의 녹지가 생기게 된다. 시는 오는 7월 새 광화문광장 개장 시기와 연계해 올 하반기 임시 개발할 예정이다.
송현동 부지는 조선시대 왕족과 명문 세도가들이 살던 곳이지만 1910년 일제강점기 때 식민 자본인 조선식은행 사택이 들어섰다. 광복 후에는 미군정이 접수해 미국 숙소로, 이후 또다시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숙소로 사용됐다.
1997년 정부에 반환됐으나 이후 주인이 세 차례 바뀌면서 폐허로 방치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3자 매매 교환 방식으로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송현동 부지를 받기로 했다. 현재 대한항공에서 부지 소유권 이전을 위한 기반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오 시장은 "녹지가 턱없이 부족한 서울 도심에서 누구나 와서 쉬고 놀고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며 "보존과 규제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서울 도심이 휴식과 여유,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재창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