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소년 규정 삭제 등 전향적 자세 필요"
인권위는 소년법 18조에 규정된 임시조치에 대한 이의제기권 보장제도 마련 등 소년사법제도를 개선하라는 권고를 법무부가 일부 수용했다고 26일 밝혔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법무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권고에 따라 소년법상 임시조치에 대한 이의제기권을 보장하는 법안 발의를 검토한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우범소년 규정 삭제 등 권고는 수용하지 않았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인권위는 소년법에 규정된 임시조치에 대한 이의제기권 보장 등 소년사법제도를 개선하라는 권고를 법무부가 일부 수용했다고 26일 밝혔다. 소년법상 임시조치는 △보호자, 소년을 보호할 적당한 자 또는 시설에 위탁 △병원이나 요양소 위탁 △소년분류심사원 위탁 조치다.
인권위는 지난해 7월 △우범소년 규정 삭제 △소년형사·소년보호사건 국선변호인·조력인 조력 제도 도입 △소년·성인 분리수용원칙 규정 정비 △임시조치 이의제기권 제도 마련을 법무부 장관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하는 '임시위탁'의 경우 형사절차에서 구금과 차이가 있으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구속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2018년 인권위 실태조사 결과 소년분류심사원 규칙위반자에 독방징계 등이 이뤄진다고 봤다.
법무부는 임시조치 이의제기권을 보장하라는 권고에 이견이 없으며 관련 법안 발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우범소년 규정은 "복지체계가 미흡한 상태에서 대안 없이 규정을 삭제하면 소년비행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충분한 검토를 거쳐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년형사사건 내용이 포함된 형사 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변호인 선정 대상자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소년보호사건은 현행 국선보조인 제도로 충분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소년·성인 분리 수용원칙 규정은 "혼거 수용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성인 봉사원을 배치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개정하겠다"고 전했다.
인권위는 이의제기권 보장 제도 권고는 수용한 것으로, 우범소년 규정은 원론적 입장 외에 구체적 이행계획이 없다며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소년형사·보호사건 조력 권리 강화는 일부 수용한 것이라 판단했다.
소년·성인 분리수용원칙 규정 정비도 구체적 계획이 없고, 미결수용자의 경우 연령 구분 없이 구치소에 수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우범소년 규정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도 폐지를 권고한 사안으로 성인과 달리 명백한 범죄가 아니더라도 비행 가능성을 이유로 보호처분을 부과하고 있어 비차별원칙에 어긋난다"고 봤다.
이어 "제도 개선에 국내외 목소리에도 법무부가 권고에 미온적 입장을 취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앞으로 전향적인 자세로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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