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안보 공백 우려"…경찰, '대공수사' 부담 커졌다
입력: 2022.03.30 05:00 / 수정: 2022.03.30 05:00

이관 제동은 걸지 않을 듯…국정원-경찰 협조 관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020년 9월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 원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동률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020년 9월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김순은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 원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경찰에 국가정보원(국정원)과 대공수사권 이관을 재협의하라고 요구했다. 백지화 가능성은 작지만 안보 공백 최소화를 주문해 경찰의 부담이 커진 모양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4일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대공수사권 이전에 따른 안보수사 공백이 없도록 로드맵을 정립하고 국정원과 재협의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2020년 12월 국정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은 오는 2024년 1월부터 폐지된다. 국민사찰 및 정치공작 흑역사를 써온 국정원의 권력 남용을 막을 목적으로 추진된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 일환이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초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출범과 함께 산하에 안보수사국을 신설했다. 비대해진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해 국가·수사·자치 3원 체제도 추진했다.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전문성 강화를 위해 안보수사관 자격관리제를 도입했다.

지난 28일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국정원에 대공수사 공백 등 부작용 대비책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국정원법 개정안에 반대했지만, 대공수사권 이관 전면 백지화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입법 절차가 마무리된 사안인 만큼 제동을 걸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국정원 조직 일부가 경찰로 넘어가는 개편 방안도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국가정보원(국정원)과 대공수사권 이관에 대해 재협의하라고 경찰에 요구하기는 했으나 법으로 결정된 사안으로 백지화 등 제동을 걸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국가정보원(국정원)과 대공수사권 이관에 대해 재협의하라고 경찰에 요구하기는 했으나 법으로 결정된 사안으로 백지화 등 제동을 걸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선화 기자

다만 새 정부가 대공수사권 이관에 문제의식을 공식화한 만큼 경찰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일선에서는 안보수사 공백이 없도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지방청 안보수사 관계자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돼도 기존 사법경찰관으로 수행해오던 업무는 변함없다"라며 "국가안보나 안보수사에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해외 대공수사 분야에 거점이 없다는 약점도 분명하다. 국정원과 협조를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전직 국정원장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을 취소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국정원은 지난 1월 경찰과 군 등이 참여한 '안보범죄정보협의회'로 필요한 정보공유 업무, 직원 교육·파견 등 관련 정책들을 심의하고 의결하도록 했다. '안보범죄정보협력센터'를 설치해 국정원 직원과 유관기관 파견 직원이 함께 활동하면서 전산 공유체계도 만들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경찰의 해외 업무가 인터폴을 매개로 각국 경찰과 정보를 공유하는 제한적인 방식으로 수행되기에 대공수사권 이관에 대한 국정원과 협의는 필수라고 지적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석좌교수는 "해외 대공수사의 기본은 휴민트(인적 정보)"라며 "경찰은 구조적 문제가 있어 단기간 이뤄질 영역이 아니므로 국정원 요원들과 경찰관 공조 등 협의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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