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서만큼 높아질 듯…예산 변동도 불가피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 이전한다고 밝히면서 관할하고 있는 용산경찰서 위상은 높아질 전망이다. /이선화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고 밝히면서 관할 용산경찰서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집무실 이전 문제를 놓고 논란이 크지만 현실화하면 종로경찰서급으로 위상이 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최종 낙점했다고 밝혔다.
우선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가시화되자 준비에 들어갔다. 경찰청은 지난 11일 당선인 공약 분석 회의를 열고 진교훈 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통령실 이전 준비 치안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서울경찰청도 지난 21일 최관호 청장 주재로 화상회의를 열고 경비와 교통 등 기능별로 계획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은 기능별 계획안을 받고 집무실 이전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광화문 중심의 집회·시위 형태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면서 준비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국방부 인근 전쟁기념관 앞 공터와 남영동-삼각지-용산역 한강대로 구간, 삼각지-이태원역을 잇는 녹사평로 구간 등이 대규모 집회가 가능한 장소로 보고 있다.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1조에 따라 대통령 관저 인근 100m는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지만 집무실은 별도 규정이 없다. 이에 대한 법률 해석 및 대응은 불가피하다. 별개로 용산경찰서는 집회·시위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정보관 직무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로 확정한 국방부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와 용산공원으로 조성될 미군 반환 기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남윤호 기자 |
74년 만에 청와대 시대가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광화문광장 도심 집회·시위 등을 관리하던 종로경찰서만큼 용산경찰서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정 중앙에 위치한 용산서는 그동안 대사관저가 많고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특성상 외사과가 발달했다. 주요 시설로는 대법원장 한남동 공관이 있어 경비 업무를 담당해왔다.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오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업무 중요도와 강도가 격상될 전망이다.
그간 종로경찰서는 청와대 경비를 비롯해 주요 집회시위 대응 등 중요 임무를 맡아오면서 경정이나 총경 승진에서도 유리하기로 잘 알려졌다.
최근 5년 동안 진행된 총경 인사에서 종로경찰서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7명의 승진자가 배출됐다. 반면 용산경찰서는 지난해 권미예 여성청소년과장 외에 승진자가 없었다. 그러나 근무 부담에 비례해 경찰 지휘부도 이를 고려한 인사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예산 변동도 점칠 수 있다. 전체로 보면 용산경찰서가 종로경찰서보다 많지만,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 분야는 적기 때문이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경찰청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종로경찰서 전체 예산은 37억9313만원으로, 용산서 39억151만원보다 적다.
반면 경비 분야는 종로경찰서가 1억2743만원으로 1억1994만원인 용산경찰서보다 많다. 교통 분야 역시 종로경찰서가 2억7801만원으로 2억7553만원인 용산경찰서보다 많다. 집무실 이전이 구체화하면 예산 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경찰 안팎에서는 당장은 어렵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용산경찰서의 위상은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다만 정부서울청사나 헌법재판소, 주한미국대사관 등을 관할하고 있는 종로경찰서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현재도 서울 중심에 있는 용산경찰서가 중요하지만, 업무가 진행되고 근무량도 늘어나면 시간이 지날수록 인식과 함께 위상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종로경찰서는 대통령집무실 외에도 주요 기관을 관할하고 있는 만큼 비중은 달라지더라도 중요성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