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못 믿을' 통신사 직원, 고객 몰래 단말기 개설 후 중고 판매 '들통'(영상)
입력: 2022.03.18 05:00 / 수정: 2022.03.19 10:43

고객 정보 활용해 갤럭시탭 추가 가입, 6개월 후 중고거래 통해 판매

[더팩트ㅣ이효균 기자] 국내 유명 이동통신사인 kt 직영점 직원이 휴대전화 구입과정에서 제공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이동통신단말기인 '갤럭시 탭'에 무단으로 가입하고, 지원금과 연계한 개별 계약을 고객의 동의 없이 체결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심지어 고객 명의로 갤럭시 탭에 무단으로 가입한 후 6개월이 지나자, 판매자는 이 기기를 개인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에 판매하는 비도덕적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kt 직영점의 신뢰도를 믿고 휴대전화에 가입한 직장인 A 씨가 가입 6개월 뒤 요금제 변경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kt플라자에서 판매원 B 씨에게 휴대폰을 구매했습니다. 공시지원금이 70만 원인 갤럭시S21 단말기에 대해 11만원 상당의 요금제(슈퍼플랜 스페셜 초이스)를 6개월 사용하는 조건으로 서비스에 가입했습니다.

가입 진행 과정 중 B 씨는 구체적 설명 없이 "기존 번호 이외 다른 번호가 생성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설마 자신의 명의로 또 다른 단말기가 있는 줄은 생각도 못 한 A 씨는 6개월 뒤인 지난달 기존 가입 요금제 변경을 위해 kt고객센터와 통화를 했고, 그때야 비로소 본인 명의로 갤럭시탭에 가입돼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피해자 A씨: "번호가 왜 생성되냐니까 요금제 할인이나 이런 것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6개월 이후에 없어질 번호고 6개월 이후에 꼭 이쪽으로 와서 요금제 변경을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찜찜해서 kt 본사로 바로 전화해서 요금제 변경한다고 하니까 단말기 다른 하나가 더 있는 거 알고 계시냐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알게 됐어요. 제 이름으로 태블릿이 하나가 더 있는 게. ]

A 씨는 요금 할인을 위해 가입절차가 통상적인 부분이라고 단순히 생각했고, 미처 명의가 도용당해 또 하나의 단말기가 개통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대리점 직원 B 씨: 번호 생성이 하나가 들어간다고 제가 말씀을 드렸었어요.]

[피해자 A 씨: 그게 번호 생성이라고 하셨지 저한테 태블릿을 제 명의로 가입한다는 말씀은 안 하셨잖아요.]

[대리점 직원 B씨: 아...]

[피해자 A 씨: 저한테 그 말씀하셨나요. 계약서에도 그게 있나요.]

[대리점 직원 B씨: 정확히 제가 명칭까지는 제가 말씀을 안 드렸었어요.]

[피해자 A씨: 왜 말씀 안 하신 거예요. 전 지금 알았거든요.]

[피해자 A씨: 비용이 발생하든 안 하든 제 명의를 사용해서 가입하신 거 아니에요.]

[대리점 직원 B씨: 제가 정확히 명칭까지 말씀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피해자 A씨: 왜 제 정보를 그렇게 임의로 사용하신 거예요.]

[대리점 직원 B씨: 고객님 금액을 맞춰드리기 위해서 그렇게 진행을 했었습니다.]

휴대전화 구입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이동통신단말기인 갤럭시 탭에 무단으로 가입시키고, 지원금과 연계한 개별 계약을 고객의 동의 없이 체결하는 일이 발생했다. 심지어 갤럭시 탭에 무단으로 가입시킨 후 6개월이 지나자, 판매자는 이 기기를 개인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에 판매했다. /이효균 기자
휴대전화 구입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이동통신단말기인 '갤럭시 탭'에 무단으로 가입시키고, 지원금과 연계한 개별 계약을 고객의 동의 없이 체결하는 일이 발생했다. 심지어 갤럭시 탭에 무단으로 가입시킨 후 6개월이 지나자, 판매자는 이 기기를 개인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에 판매했다. /이효균 기자

[kt 고객만족팀: 가입 당시에 고객님과 매장 간에 실제로 얘기가 어떻게 돼서 이 탭이 개통이 되었고...]

[피해자 A 씨: 그럼 계약서에도 명시가 되어 있어야 되는데 제가 받은 계약서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어요. 누가 그 6개월 동안 제 명의로 누가 사용을 했냐고요.]

또 B 씨는 A 씨 명의의 단말기 갤럭시탭을 당근마켓에 판매해 이득을 취했습니다. 지난 6개월 간 이 단말기를 누가 어떻게 왜 사용했는지도 모릅니다.

[kt 고객만족팀: "행방... 죄송합니다. 그 부분도 제가 같이 확인했는데 단말기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니까 유심을 장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말기만 있는 상태에서 외부로 판매가 됐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당근마켓... 있잖아요. 거기를 통해서 이미 따로 판매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A 씨 명의의 유심칩도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확인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만약 이런 부분이 범죄에 악용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진: 000 과장님 좀 좀 만나 뵈려고 왔는데요.]

[kt플라자 점장: 오늘 저기 외근 나가 있습니다. 어쩐거 때문에 그러세요.]

[취재진: 최근에 갤럭시 탭 때문에 문제 생긴 거 알고 계시죠. 000 과장님이 000 씨라는 분한테 가입하면서...]

[kt플라자 점장: 오늘은 외근 나가 있으신데요. 그리고 저희가 보도국이나 이런 데서 오는 건 개별 응대는 못해요.]

개인정보를 이용해 별도의 부가적인 단말기에 가입시키기 위해서는 사전에 가입자 동의를 얻어야 하나, 판매원 B씨는 A 씨의 동의를 얻은 바 없으며 해당 사실을 고지하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B 씨는 타인의 명의로 된 단말기를 당근마켓에 무작위로 판매해 금전적 이득을 취했습니다.

[김다섭 변호사 (법무법인 민우): 개통하기 위해서는 이 사람 명의의 개통 신청서라든가 계약서 내지 신청서 같은 것을 작성해야 되거든요. 그러면 사문서 위조가 첫째는 되고요, 그 다음에 다른 사람 명의의 갤럭시 탭을 개통해서 명의자 외에 다른 사람이 사용을 했다면 이거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 돼요. 명의를 도용당한 사람의 개인정보가 누출됐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법이 있고요, 갤럭시 탭을 이용해 금전 거래를 하거나 채무 부담을 한다든지 해서 손실을 끼치게 되면 해당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걸로 봐서 사기가 될 수도 있어요.]

한편, kt는 고객의 정보가 오남용된 피해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는 모습입니다.

[kt 고객만족팀: 사실 지금 이 내용 자체에 대해선 어떤 고객님께 사실 실손이 있다라고는 저희는 좀 보기가 어려운 상황이에요. 수사 기관은 아니다 보니까 사기에 대한 사실 판단 여부에 대해선 저희가 좀 뭐라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내부적인 관리 감독이나 페널티 교육에 대해서 일단 진행을 하겠습니다.]

소비자는 그 기업의 가치와 이름을 믿고 그곳을 찾아 갑니다. 고객 정보를 활용한 불미스러운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해마다 무수히 발생하는 휴대폰, 통신사 피해 사례. 이제 기업도 고객 정보 보호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때입니다.

<탐사보도팀=이효균·배정한·이덕인·임세준·윤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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