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대선 '차악' 선택…"후보 경험" vs "바뀌어야"
입력: 2022.03.09 12:47 / 수정: 2022.03.09 12:47

본투표 당일 투표소서 만난 유권자들…사전투표 관리 부실도 질타

서울 마포구 공덕동 원향고시원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투표소에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찾았다. /최의종 기자
서울 마포구 공덕동 원향고시원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투표소에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찾았다. /최의종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신정인 인턴기자]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서 뽑을 후보가 없어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했다."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9일 오전 9시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원향고시원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자영업자 민모(65·남) 씨의 말이다.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은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며 차례를 기다렸다. 사무원들은 비닐장갑을 전달하고 신분증 확인과 발열 체크, 손 소독을 요청했다. 주민들은 정책이 아닌 '네거티브'가 쏟아져 아쉬웠다며 투표권은 행사해야 한다는 생각에 '차악'의 후보를 뽑았다고 밝혔다.

민 씨는 "코로나19로 개인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나마 최근 300만원 지원금이 들어와 나아졌는데 차기 정부에서 좀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 이번 선거에서는 최선의 후보가 없어 차악을 뽑았다"라며 "후보 경험을 주요하게 보고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차악을 뽑았다면서도 현재보다 나은 환경을 기대하며 투표권을 행사했다는 주민도 있었다. 회사원 손모(35·남) 씨는 "혐오 대선인데도 투표율이 높은 게 뿌듯하다"라면서도 "이번에는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투표했다"라고 했다.

서대문구 신촌동 창서초등학교에 차려진 투표소를 찾은 주민들도 고민 끝에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입을 모았다. 자영업자 구모(37·여) 씨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후보에서 갑자기 사퇴해 당황스러웠다"라며 "뽑을 사람은 없었지만 투표는 안 할 수 없어 나왔다"라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화양동 한아름쇼핑센터 1층에 마련된 투표소에 많은 주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신정인 인턴기자
서울 광진구 화양동 한아름쇼핑센터 1층에 마련된 투표소에 많은 주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신정인 인턴기자

광진구 화양동 한아름쇼핑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IT연구원 이모(32·남)는 "친구들과 이야기 하며 누가 더 나쁜 후보인가를 고민했다"라며 "여러 차례 토론회를 보고 조금 더 나은 후보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4~5일 진행된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컸다.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 이후 선거관리위원회 대응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신촌동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홍모(31·남) 씨는 "시스템상 신뢰도가 떨어지면 국민만 피해를 본다"라고 말했다.

화양동 한아름쇼핑센터 투표소 앞에는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을 언급하며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투표용지를 여러 번 접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민도 있었다. 다만 선관위에 따르면 잉크가 번져도 무효표는 아니다. 해당 주민은 투표사무원 안내에 따라 귀가했다.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진행된다. 이번 대선의 선거인 수는 4419만7692명이다. 본투표는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만 가능하다. 확진·격리자는 오후 6시 이후 일반 유권자 투표가 끝난 뒤 투표할 수 있다.

지난 4~5일 사전투표율은 36.9%로 이날 오후 1시부터 합산된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20.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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