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결과 발표 여전히 미정…용도변경 의혹도 '깜깜이'
20대 대선 본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용도변경 등에 따른 민간기업 특혜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용도변경 등에 따른 민간기업 특혜 의혹이 '깜깜이' 상태로 대선을 넘기게 됐다. 백현동 의혹은 감사 발표일이 여전히 미정이다. 두산그룹 사옥 부지와 옛 한국가스공사 땅 용도변경 의혹 역시 해명이 석연치 않다. 일부 드러난 사실이라도 있는 대장동 의혹 등에 비해 속도가 매우 더디다.
8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실시된 백현동의 이른바 ‘옹벽아파트’ 부지 용도변경 관련 감사는 절차가 마무리됐으나 결과 발표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해당 감사는 작년 5월13일 성남미래정책포럼 시민 320여 명의 청구로 돌입됐다. 자연녹지였던 백현동 옛 식품연구원 부지가 준주거지로 용도가 변경, 임대주택 비중을 줄이고 일반분양을 확대한 배경에 민간기업 특혜가 작용했는지를 살펴봐달라는 취지였다.
백현동 주민들은 답답함을 토로한다. 지난달 21일 주민들이 처음으로 나선 집단행동도 효과를 못 봤기 때문이다. 당시 백현동 아파트 주민 203명은 성남시의 안전대책 설명 및 은수미 시장 면담을 요청했다. 일주일 안에 답변해달라고 요구했으나 2주가 지난 현재까지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 면담 등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가 옹벽 쪽에 붙어있는 아파트 편의시설의 안전성이 문제가 될 듯해 사용검사를 반려한 조치에 시행사 측이 소송을 제기했는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백현동 아파트 개발 과정에서 민간기업에 특혜가 있었는지 등은 대선 이후에나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실시된 성남 백현동의 이른바 ‘옹벽아파트’ 부지 용도변경 관련 감사는 절차가 마무리됐으나 결과 발표일이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주현웅 기자 |
정자동의 현 두산그룹 사옥 부지와 옛 가스공사 부지의 용도변경도 풀리지 않은 의혹으로 꼽힌다.
두산그룹 사옥 부지 의혹은 2015년 7월 병원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하고 기부채납 비율을 10%로 낮춘 배경이 핵심이다. 또 250% 이하였던 용적률을 최대 900% 이상으로 높이기도 했다.
이 땅의 용도변경은 추진 때부터 특혜 시비가 일었다. 성남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호근 시의원은 2015년 11월 행정사무감사에서 "특정 기업에 막대한 특혜를 준다는 내용의 얘기가 있어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용적률이 대폭 올라가는데 10%를 가지고 '기여했다'고 큰소리치는데, 국가에서 하는 한국식품연구원 같은 데도 20%를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측은 ‘기업유치 성과’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그는 성남시장 시절 이 부지를 기존 방침대로 병원 용지로 쓰려 했다. 두산측에 ‘병원 공사를 멈추고 장기간 방치했다’며 20억 원의 이행강제금도 물렸다. 이 후보가 돌연 입장을 바꾼 셈이라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두산 사옥 부지는 30년 이상 방치돼 흉물로 남겨진 곳이었는데, 기업 유치를 통한 세수 확보 및 재정을 튼튼히 하고자 용도변경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2016년 2월 5일 페이스북. |
가스공사 부지도 비슷한 사례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주택 건설 불가’ 방침을 밝혔던 곳이다. 그는 2016년 2월 5일 페이스북에서 "공기업 이전부지에 아파트 지어 특혜. 성남시가 허용할까요"라며 "가스공사에 아파트 짓는 건 과밀만 심화시키고 성남시에 아무런 득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9개월 뒤인 11월 26일 성남시의회에 ‘제출자 성남시장’이 적힌 ‘성남도시기본계획 일부변경에 관한 의견청취안’이 제출됐다. 기존 ‘업무 및 상업 시설 등’의 용도에 ‘주거’를 포함하자는 내용이 뼈대다.
당시 시의회는 민간기업 특혜 의혹 등을 등 제기하며 청취를 거부했지만, 성남시는 용도변경을 강행했다. 용적률도 기존 400% 이하에서 560%로 상향했다.
결과적으로 이 부지를 낙찰받은 시행사 HTD&C는 작년까지 누적 5400억 원 이상의 분양수익을 벌었다. 모 대기업 건설사 출신인 방모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이곳은 땅을 낙찰받기 한 달 전인 2015년 6월 17일 자본금 불과 1만 원으로 설립된 회사다.
<더팩트>는 이 후보 캠프에 가스공사 부지 의혹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chesco12@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