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상관 성폭력·만취 여성 준강간 사건
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성폭력 사건 장기계류와 관련해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신정인 인턴기자 |
[더팩트|신정인 인턴기자] 해군 상관의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의혹 사건과 만취 여성 준강간 의혹 사건이 대법원에서 장기 계류돼 피해자들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접수됐다.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와 '가장 보통의 준강간' 공대위는 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사건은 2010년 해군 장교 2명이 부하 여군에게 수차례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된 일이다. 해군본부 보통군사법원은 1심에서 A 소령과 B 대령은 각각 징역 10년, 8년을 선고했지만 2018년 2심 고등군사법원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는 상고했지만 3년이 넘도록 대법원에 계류하고 있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은 "사건 관련 시민사회 토론회, 대시민 탄원서 모집, 릴레이 기고 등 무죄 판결 촉구를 위한 여러가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대법원에서 아무런 결정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피해자는 아직 군대에서 계속 근무 중이기 때문에 대법원의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공대위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담조정센터에 대법원과 법원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했다. /신정인 인턴기자 |
'가장 보통의 준강간 사건'은 2017년 5월 20대 남성이 클럽에서 처음 만난 20대 여성 김 씨를 모텔로 데려가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다.
해당 남성은 2019년 7월 1심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결을 받았다. 이후 검찰의 상고로 2020년 5월 대법원에 사건이 접수됐다.
김태옥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소장은 "CCTV상에서 (김 씨가) 만취 상태로 두 명의 남성에게 끌려가는 모습이 확인됐다"며 "당일 낮에 깨어난 이후 저항이 있었는데도 강간 피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인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변호사는 "피해자들은 언제 판결이 선고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법원 판결이 자신의 운명을 좌우하는 현실에 놓여있다"며 "대법원은 합리적 이유 없이 판결을 지연해 피해자에게 죽음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권위는 대법원이 (두 사건을) 조속히 선고할 수 있도록, 장기 미제 사건의 선고가 무한히 지연되는 현실에 대해 대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권고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