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장거리 골라태우기' 정황 확인…호출 성공률 단거리의 2배
입력: 2022.02.23 16:47 / 수정: 2022.02.23 16:47

서울시, '카카오택시' 활용 실태조사…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정황도

택시 기사들이 호출 앱을 통해 장거리 손님을 골라 태운다는 정황이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새롬 기자
택시 기사들이 호출 앱을 통해 장거리 손님을 골라 태운다는 정황이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택시 기사들이 호출 앱을 통해 장거리 손님을 골라 태운다는 정황이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서울시는 택시 플랫폼 시장의 90% 가량을 점유하는 '카카오택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승객 골라태우기 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11월, 조사원이 승객을 가장해 카카오택시 앱을 통해 호출하는 '미스터리 쇼퍼' 방식으로 시행했다. 거리별·이동경로별·위치별·시간대별로 구분해 총 841대를 호출했다.

그 결과, 평일 밤 시간대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단거리 승객의 호출 성공률은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조건은 같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에는 성공률이 54%로 2배 이상 높았다.

조건별로는 10㎞ 이상 장거리 승객의 호출 성공률은 81.8%인 반면 3㎞ 이내 단거리 승객은 66.4%였다. 요일별로는 주말은 88.1%, 주중은 63.3%였다. 시간대별로는 저녁 첨두시간 83.2%, 아침 첨두시간 79%, 밤 58.6% 순이었다.

이동경로별로는 도심에서 도심으로 이동하는 승객의 성공률이 77.6%로 가장 높았고, 비도심-비도심(75.9%), 도심-비도심(69.6%), 비도심-도심(68.1%) 순이었다.

이번 실태조사를 자문한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장거리 호출 성공률이 높고 단거리는 낮은 점, 밤시간대 호출 성공률이 낮고 배차 실패횟수도 다른 시간대보다 높은 점을 고려할 때 목적지를 보고 골라 태운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택시 기사들이 호출 앱을 통해 장거리 손님을 골라 태운다는 정황이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더팩트 DB
택시 기사들이 호출 앱을 통해 장거리 손님을 골라 태운다는 정황이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더팩트 DB

시는 최근 택시업계에서 카카오택시가 가맹택시에 호출을 몰아준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한 조사도 병행했다.

그 결과 프리미엄 서비스가 아닌 일반 호출에서 배차에 성공한 경우 중 39%는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가 배차됐다. 상대적으로 소수인 가맹택시가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또한 유형별로 평일보다는 주말, 장거리보다는 단거리, 저녁·밤보다는 아침에 가맹택시 배차 비율이 높았다. 특히 승객이 많은 평일 밤시간대 도심에서 비도심으로 가는 호출의 가맹택시 비율은 16.7%인 데 비해 승객이 적은 주말 아침 도심에서 도심으로 가는 호출은 86%로 매우 높았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실 연구위원은 "가맹택시 호출 비율이 약 40%로 높은 것은 콜 몰아주기 개연성이 있는 것"이라며 "카카오택시의 가맹-중개 분리 등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hone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