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고문방지협약 회부 요구…행정관 면담 뒤 발길 돌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6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위안부' 문제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 회부 촉구 서한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정용석 기자 |
[더팩트ㅣ정용석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4)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유엔 고문방지협약(CAT)에 회부해달라며 청와대를 찾았으나 대통령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갔다.
이 할머니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부(ICJ) 추진위원회는 16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할머니는 지난달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위안부 문제의 CAT 회부를 촉구하는 친필 서한을 보냈으나 청와대 측이 답변을 주지 않아 재방문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해결책을 가져오도록 기대해선 안 된다"며 "오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 CAT 회부에 대한 확답을 받기 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나이 90이 넘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이제 13명만 남았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오늘은 꼭 문 대통령을 만나 꼭 확답을 들어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6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근처 카페에서 '위안부' 문제 유엔 고문방지위원회(CAT) 회부 촉구 서한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정용석 기자 |
이날도 대통령 면담 요청은 무산됐다. 그 대신 청와대 측에서 근처 카페로 이동할 것을 제안해 육성철 청와대 행정관과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육 행정관은 "(CAT 회부 건은)충분한 검토 후 이 할머니 거주지인 대구에 가서 말씀을 드리려고 했다"면서도 "(대통령 면담은)제가 말씀드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면담을 마친 뒤 다시 청와대로 가겠다고 했지만 출동한 경찰에 막혀 발길을 돌렸다.
위안부 문제를 CAT에 넘기자는 주장은 이 할머니가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대신 내놓은 대안이다.
ICJ 회부는 양국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CAT 회부는 정부 단독으로 실행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