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에게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31) 씨는 전날 119에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더팩트DB |
[더팩트ㅣ정용석 기자] 서울 양천구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사는 가족 3명을 살해 후 자수한 30대 남성이 119에 신고해 자신을 치료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모(31) 씨는 전날 오전 6시46분쯤 119에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김 씨는 119 상황요원이 전화를 받자 "여기 사람이 3명 죽었다. 제가 다 죽였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그는 출동하겠다는 상황요원에게 자신이 다쳤다며 치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소방당국으로부터 사건 내용을 통보받고 출동했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부모와 형 모두 숨져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가족들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이번 사건 외에 범죄 경력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지난해 3월 가출을 해 어머니가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 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의 정신질환 여부 확인을 위해 통원했던 병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정확한 살해 동기, 우발적 범행 여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양천경찰서는 이날 김 씨에게 살인과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