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목덜미남’은 역술인 심박사?…수행비서 황씨는 아냐
입력: 2022.01.27 12:32 / 수정: 2022.01.27 13:13

"코바나에 주로 있어" 주장…“신기 없어 도사까진 안 돼”

지난달 13일 <더팩트>와 마주한 김건희 씨 옆에 있던 남성은 황하영 사장의 아들 황모 씨(오른쪽 가운데)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더팩트DB
지난달 13일 <더팩트>와 마주한 김건희 씨 옆에 있던 남성은 황하영 사장의 아들 황모 씨(오른쪽 가운데)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더팩트DB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더팩트> 취재진을 피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목덜미를 잡고 끌고 간 남성이 수행비서 황모 씨가 아닌 제3자로 파악돼 정체에 이목이 쏠린다. 윤 후보 캠프 안팎에서는 이른바 ‘김건희 목덜미 남성’이 역술인이라는 증언도 나온다.

<더팩트>는 지난달 14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전날 오후 취재진과 마주친 김 씨의 모습을 공개했다. 김 씨는 ‘쥴리 논란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질문에 황급히 얼굴을 가리며 자리를 피했다.

당시 한 남성이 김 씨의 목덜미를 잡아끌면서 관심이 더해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윤 후보의 오랜 측근인 황하영 동부전기산업 사장 아들이자 윤 후보 수행비서인 황 씨라고 추정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3일 오후 2~4시 황 씨는 평소처럼 윤 후보를 수행했다. 윤 후보가 방문한 강북구 미아동 재건축 정비구역 현장에 함께 있었다. 윤 후보 지지자들이 유튜브로 생중계한 당시 촬영본에도 황 씨 모습이 나온다.

<더팩트> 취재진과 김 씨가 마주친 시간은 오후 5시 40분. 강북구 미아동에서 코바나 컨텐츠가 있는 서초구 서초동까지 이동은 가능한 시간이다. 하지만 강북 현장의 황씨는 패딩에 목도리 차림이었고 '목덜미남'은 일반 정장을 입고있다.

실제 <더팩트>는 김 씨를 포착하기 이틀 전 황씨를 직접 대면해 10여분 간 대화를 나눈 바 있다. 가르마나 머리모양 등 인상착의만 비교해도 다른 사람이 확실해 보인다.

황 씨가 ‘목덜미 남성’으로 오인된 계기는 짧은 머리에 안경 착용 등 비슷한 면이 있고 이후 해명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영향을 줬다. 지난달 16일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다소 냉소적인 어투로 이같이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 김 씨 목덜미를 잡은 남성으로 지목됐는데.

그냥 내버려둬요. 상관없어요.

-해명 계획 없는지. 그 남성은 누구인지.

하아(한숨). 저예요, 저. 어차피 언론 때문에 오해받는 인생 됐는데요 뭐. 다른 매체에서도 저라고 이미 썼고. 그렇게 쓰려면 쓰세요.

-본인이 아니라는 의미인지.

저라고들 하잖아요. 그럼 그런 것이고, 아니면 아닌 거죠. 알아서 생각하세요.

김건희 씨가 더팩트와 마주한 지난달 13일 황모 씨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강북구 재건축 현장에 동행했다./유튜브 전라도우파 갈무리.
김건희 씨가 더팩트와 마주한 지난달 13일 황모 씨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강북구 재건축 현장에 동행했다./유튜브 전라도우파 갈무리.

특히 황 씨는 윤 후보의 거의 모든 일정에 동행하므로 김 씨를 수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다.

그렇다면 김 씨의 뒷목을 잡은 남성은 누구일까. 윤 후보 캠프 안팎에서는 그가 역술인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른바 ‘심박사’로 불리는 인물이라는 증언도 있다.

캠프 한 관계자는 "캠프 일부 사람들은 그를 '심박사'로 알고 있다. 자신을 철학박사라고 소개하는데 플라톤 등 철학자가 언급되는 철학이 아니라 역술을 보는 철학을 의미한다는 게 중론"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캠프보다 코바나컨텐츠에 주로 계신 분이라 구체적인 신상은 확인이 안 되는 베일 속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캠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심무정 씨가 코바나컨텐츠에 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또 다른 심박사가 관상을 봐주는 것으로 드러나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 있었다"며 "김 씨의 목덜미를 잡은 남성도 심박사이며 강남 사모님들 사이에서 조금 알려진 역술인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심무정 씨는 윤 후보와 김 씨를 이어줬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1995~2004년 작성된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수첩에 ‘무정스님’으로 자주 등장한다. 최근 공개된 7시간 통화 녹취록에서 김 씨가 "그분(무정 스님)이 처음에 (남편을)소개할 때도 너희들은 완전 반대라고 했다"며 "결혼해서 도사는 도사구나. 그랬어요"라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윤 후보 캠프와 코바나컨텐츠 등에 역술인 여럿이 관여한다는 말은 심심찮게 들린다. 이는 무속인 건진법사가 코바나컨텐츠 고문으로 활동한 이력이 확인되면서 힘이 실렸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진 법사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가 오랜 교분이 있었다며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뉴시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진 법사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가 오랜 교분이 있었다며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10일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둔갑술과 검법’ 칼럼도 한 예다.

조용헌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는 글에서 "윤석열 캠프에도 도사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중의 하나가 J도사"라며 "어떤 참모를 발탁할 때 면접을 보면서 남긴 코멘트. '당신은 의리가 있는 관상이니까 윤 후보를 도와도 되겠다"라고 썼다. 이 칼럼은 포털에선 삭제돼 홈페이지에서만 읽을 수 있다.

조 교수는 보도 당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심박사를 언급했다. 이때는 건진법사가 언론에 거론되기 이전이었다.

-J도사가 누구인지.

그것은 내가 말을 못하는데.

-혹시 건진법사인지.

도사가 여러 명 있어 캠프에.

-어느 도사가 어떤 경로로 들어갔는지.

여러 가지 인연이 있지. 바로 최근에 한 것도 아니고, 10여 년 전부터 다 알고 그랬던 사람들이니까. 근데 나도 모르는 사람이 있어. 3분의 1만 알고 나머지는 모르겠네.

-김 씨 목덜미를 잡은 남성도 관상보는 역술인이라던데.

아, 그 사람은 그 정도까지는 안 돼. 도사라고 할 정도까지는. 관상은 신기가 있어야 하는데, 이게 배웠다고 해서 후천적으로 개발되는 건 아니거든.

<더팩트>는 사실 확인을 위해 김 씨와 통화를 시도하고 메시지 등을 남겼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

윤 후보 캠프 측은 △김 씨 목덜미를 잡은 남성이 황씨인지 △아니라면 누구인지 △이후에라도 해당 남성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계획 있는지 △황 씨가 코바나컨텐츠에서 김 씨를 수행한 적 있는지 등을 질의했으나 "해당 내용에 관해서는 추가로 설명할 계획이 없다"며 "종전 입장을 참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은 지난 23일 '김 씨의 목덜미를 잡은 남성은 황 씨'라는 등의 언론보도 이후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와 같이, 황 씨는 김건희 대표의 수행비서가 아니다"라며 "객관적 근거 없이 악의적 무속 프레임을 계속 만들고자 하는 횡포에 유감을 표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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