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을 수사하는 경찰이 빼돌린 돈으로 구입한 680억원 상당의 금괴를 모두 확보했다. /뉴시스

부친 소식 들은 여동생, 나머지 은닉 금괴 진술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을 수사하는 경찰이 빼돌린 돈으로 구입한 680억원 상당의 금괴를 모두 확보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2일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 이모(45) 씨가 횡령한 돈으로 사들인 1kg짜리 855개 금괴 모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12월31일 이 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당초 회사 측은 1430억원을 횡령했다고 고소했다. 이후 지난 4일 550억원이 추가됐으며, 지난 10일 230억원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냈다. 총 횡령액은 2215억원이지만, 이 씨가 회사 계좌에서 빼돌렸다가 복구한 금액을 제외하면 피해액은 1880억원이다.

경찰은 공범 여부와 자금 추적·회수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강서경찰서 수사 인력 33명과 서울경찰청 12명을 포함해 종합대응팀을 꾸렸으며, 서울경찰청은 자금추적팀 4명과 금융범죄수사대 1개팀이 지원하고 있다.

경찰은 이 씨의 아버지와 아내, 동생, 여동생, 처제 부부 등 총 6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전날 이 씨의 아버지를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이 씨의 아버지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1880억원으로 1kg짜리 금괴 855개를 구매했다. 681억원 상당이다. 경찰은 지난 5일 이 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497개와 현금 4억4000만원을 압수했으며, 이 씨가 한국금거래소에 미처 찾아가지 않은 금괴 4개가 동결됐다.

이후 지난 10일 이 씨의 아버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254개를 추가 확보했다. 남은 금괴의 행방이 묘연했으나,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들은 이 씨 여동생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관련 진술했고 나머지를 찾아 모든 금괴가 확보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 씨는 빼돌린 돈으로 주식 42개 종목에 투자해 761억원 상당 손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계좌에 남은 252억원 상당 주식은 동결됐다. 부동산 근저당 채무 상환으로 30억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75억원 상당 부동산 등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의 윗선 개입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한 시민단체가 오스템임플란트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이사를 고발한 사건을 강서경찰서에 배당·병합됐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이날 오후 강서구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일부 직원은 이 씨의 지시로 문서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가능성은 열려있다"라며 "피해품은 전액 회수가 됐다. 몰수보전 신청해서 법원에 판결이 나야 하는데 관련 조치는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씨 측은 아버지 장례를 위해 구속집행정지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도주 중에 검거됐기에 여러 사정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