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청와대 분수대 앞 고 김다운(38) 씨를 추모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김 씨의 영정사진 앞에 그를 추모하는 의미의 작업화와 국화가 놓여있다. /정용석 기자 |
“위험 외주화가 원인…직접고용 보장”
[더팩트ㅣ정용석 기자] 한국전력 협력업체 근로자 김다운(38) 씨의 감전 사망사고를 놓고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유족에 대한 사죄 및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건설노조는 1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엄인수 건설노조 강원전기지부장은 "김 씨 업무는 2020년까지 한전 몫이었으나 다음해부터 하청에 떠넘긴 것"이라며 "한전의 관리감독 부실로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2인1조 작업을 하지 못하게 됐다"며 "한전은 위험한 업무를 줄이는 데만 급급해 노동자의 안전을 신경쓰지 않았다"며 사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김 씨 유족 측은 "한전은 발주처라는 명목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아직도 유족에게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한전과 하청업체는 유족과 전 국민 앞에 사고 경위를 비롯해 진실을 밝히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말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8명, 3년간 20명의 전기 노동자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에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고위험 업무의 외주화를 금지하고 직접고용을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한전이 직접 공사를 시행했다면 공사금액에 얽매이지 않고 안전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며 "사고의 원인은 위험의 외주화에 있고 직접고용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기자회견이 끝나고 김 씨의 영정에 헌화한 뒤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
김 씨는 지난해 11월 5일 경기도 여주 시내의 한 전신주에서 전기연결 작업을 하다 고압 전류에 감전돼 숨졌다. 이 작업은 안전 규정상 '2인1조'이지만 김 씨는 혼자 10m 넘는 높이의 전신주에 올라가 작업했다.
김 씨는 고압 전기작업에 쓰이는 고소절연트럭(활선차량) 대신 일반 트럭을 타고 작업하는 등 안전장비도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전은 사고 발생 66일 만인 지난 9일 공식 사과하고 특별안전대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