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살인' 유족 눈물 "경찰, 살릴 수도 있었는데"
입력: 2022.01.04 18:13 / 수정: 2022.01.04 18:13
직원을 엽기적 방법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스포츠센터 대표를 수사하는 경찰이 4일 유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더팩트DB
직원을 엽기적 방법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스포츠센터 대표를 수사하는 경찰이 4일 유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더팩트DB

서울경찰청 "살인 인지 어려웠을 듯"

[더팩트ㅣ최의종 기자·김미루 인턴기자] 스포츠센터 대표에게 엽기적으로 살해된 20대 남성의 유족이 경찰의 초기 대응을 지적하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 서대문구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남성 A씨 유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A씨의 누나는 "부모님이랑 얼굴을 확인할 때 빈틈없이 멍이 있었다. 검안하셨던 분은 엉덩이가 다 터져있었다고 하고 양팔에 방어흔으로 보이는 것도 있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CCTV 영상을 봤을 때 (경찰이) 동생을 깨우기보다는 숨을 쉬는지만 보려고 한 것처럼 보였다. 동생이 죽은 상태였는지, 기절 상태였는지 들어가서 물어보고 싶다. 경찰 말로는 맥박은 있었다며 패딩만 덮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A씨의 아버지는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 봐줬으면 그때 아들이 살아있었을지도 모르지 않냐"며 "아무리 술을 마셨다고 해도 하의가 다 벗겨지고 맨바닥에 누워있었다는데 정황상 수상하다고 생각했어야 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한모(41) 씨는 지난해 12월31일 본인이 운영하는 서대문구 스포츠센터 직원인 A씨 몸에 70cm가량 교육용 플라스틱 막대를 찔러 장기 파열로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2일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한 씨는 당일 오전 2시 10분쯤 '본인 누나가 맞고 있다'고 112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은 A씨가 하의를 벗은 채 누워있던 것을 확인했으나 가슴에 손을 얹어 맥박을 확인하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봤다. 한 씨는 A씨가 술에 취해 자고 있으며 신고와 관련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약 7시간 뒤 한 씨는 119에 A씨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소방 당국의 연락을 받은 경찰은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A씨의 사인이 장기 파열이라는 1차 소견을 받고 혐의를 살인죄로 바꿨다.

이에 경찰이 최초 출동 당시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경찰관이 살인인 줄 알아차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한 씨가 평소 인상과 달리 범행을 저질렀다며 놀라는 분위기다. 인근 한 가게 사장은 "코로나 시국에 개업한 지 1년 만에 많은 회원을 모으는 등 센터를 찾는 수강생이 많았다. 평소 인상을 보면 범행을 저지를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를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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