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시의회, 연초부터 난기류…'2011년 데자뷔'
입력: 2022.01.04 00:00 / 수정: 2022.01.04 00:00
새해에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서울시의회 간 기류가 심상찮다. 오 시장이 11월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2년 예산안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2022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새해에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서울시의회 간 기류가 심상찮다. 오 시장이 11월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2년 예산안 기자설명회'에 참석해 2022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본회의서 시장 퇴장 명령 가능한 조례 개정…市 "의회의 폭거"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새해에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서울시의회 간 기류가 심상찮다.

시의회에서 시장이 허가 없이 발언할 경우 퇴장시킬 수 있는 조례를 가결하면서 과거 오 시장 임기 시절 극한 대립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서울시 기본 조례 일부개정안'을 가결했다.

이 개정안은 시장, 교육감, 관계공무원 등이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발언하려고 할 때는 미리 의장 또는 위원장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한다. 허가를 받지 않고 발언할 경우에는 의장 또는 위원장은 발언을 중지시키거나 퇴장을 명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이런 절차에 따라 퇴장당한 인사에게 의장 또는 위원장이 회의장에서 사과를 명한 후 회의에 참가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오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약 사업과 '서울시 바로세우기'를 추진하면서 시의회와 마찰을 빚은 여파로 풀이된다.

일례로 오 시장은 지난해 9월 시정질문에서 이경선 민주당 의원이 '오세훈TV'의 사회주택 관련 방송 내용을 지적하면서 답변 기회를 주지 않자 "발언 기회를 지금 주지 않으면 다음 시정질의에 답변할 수 없다"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당시 김인호 의장은 "(오 시장은) 답변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나섰다. 발언권을 얻지도 않고 당장 발언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뒤에 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재차 설명하는데도 협박에 가까운 떼쓰기로 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본회의 출석을 요구받은 본분을 잊고 무단으로 회의장을 이탈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6월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임세준 기자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6월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임세준 기자

이외에도 오 시장과 시의회는 사사건건 부딪히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인선을 위한 공모를 3번이나 진행했고, 올해 예산안을 두고는 지난해 마지막 날까지 힘겨루기를 이어가 결국 새해를 몇 시간 남겨두지 않고서야 시의회를 통과했다.

이 조례 개정에 시는 즉각 반발했다. 이창근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논평을 통해 "압도적인 의석수를 앞세워 행정부와 시의회 간의 견제와 균형을 일거에 무너뜨린 시의회의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의회는 본연의 임무로서 시민을 대표해 조례 제정 및 개폐, 예산의 확정 및 결산의 승인, 그리고 지자체를 감시하며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시장이 발언할 자유까지 제한할 권한은 없다"며 "이번 조례개정은 시의회가 시장의 정당한 토론기회를 박탈하겠다는 하나의 선언이자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훼손하고 행정부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권위적인 대못"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과거 임기 때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시의회와 극한 대립을 벌인 적이 있다. 2010년 12월 당시 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무상급식 조례안이 통과되자 시의회와 시정 협의 중단을 선언하고 이듬해 6월까지 시의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대변인은 "10년 전과는 사안이 달라 동등 비교하면 안 된다"며 "이 조례를 가결한 본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시의원들 중에서도 반대와 기권이 있었다. 그게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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