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서울시 결산] 컴백한 오세훈, 코로나와 사투…'박원순 지우기' 논란도
입력: 2021.12.31 05:00 / 수정: 2021.12.31 05:00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장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장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시의회와 마찰…방역 정책은 정부와 '호흡'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2021년 서울시는 10년 만에 '컴백'한 오세훈 시장을 새 수장으로 맞았다.

오 시장은 도시재생, 시민단체 민간위탁·보조금, 태양광 사업 등 전임 시장의 역점 사업에 메스를 들고, '서울비전 2030'을 수립하며 새로운 시정 방향을 예고했다.

다만 지난해보다 거세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에 최대 현안은 여전히 감염병과의 사투였다.

오 시장은 올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지난 2011년 무상급식 논란으로 사퇴한 뒤 약 10년 만에 수도 서울의 수장으로 복귀했다.

시정 방향에 격변이 있을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과는 취임 초기에는 기존 정책을 함부로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직원들을 추슬렀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중단 대신 보완하기로 결정했고, 각종 방역 정책도 중앙정부와 철저히 합을 맞추며 시행했다.

전체 110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99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와도 서로 '협치'를 강조하며 되도록 마찰을 피하려는 모습이었다. 김인호 시의회 의장과 수차례 '협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6월 추경 협의 과정에서 시의회가 오 시장의 공약사업인 '서울런'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1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 바로세우기 가로막는 대못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1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 바로세우기 가로막는 대못'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하반기에 접어 들어 본격적으로 시정에 색깔을 입히는 과정에서는 몇몇 전임 시장 역점 사업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이 같은 이른바 '박원순 지우기'를 두고 시의회와 갈등이 점점 심화됐다.

오 시장은 9월 '서울시 바로세우기', '서울시 바로세우기 가로막는 대못' 입장문을 잇따라 발표하며 마을공동체, 청년사업, 사회투자기금, NPO지원센터, 사회주택 등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 태양광 보급사업의 문제점도 철저히 파헤쳤다.

그는 "시가 지난 10년 간 민간보조금 또는 민간위탁금이라는 명목으로 직접 또는 자치구를 통해 시민사회와 시민단체에 지원했다"며 방만한 조직운영과 혈세 낭비를 지적했다. 이후 이례적으로 관련 사업의 감사 결과를 중간 공개하기도 했다.

결국 시의회와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9월 초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는 답변 기회를 주지 않자 오 시장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인선을 두고도 첨예한 대립을 벌였다. 이어 최근에는 내년 예산안을 연말까지 힘겨루기를 지속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29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을 현장 방문해 응급의료센터 신축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29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을 현장 방문해 응급의료센터 신축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렇게 오 시장이 전임 시장의 색깔을 지우고, 당적이 다른 시의회와 강하게 부딪히면서 시정 방향은 크게 바뀌었지만 최대 현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대응이었다.

그는 지난해보다 한층 심각해진 감염병 시국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불협화음을 내지 않으면서 상황을 수습하는 데 주력했다.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제안한 정책이 '서울형 상생방역'이었는데 다중이용시설 규제 완화를 두고 정부에서 난색을 표하자 일부 시범사업을 벌이는 선에서 멈췄다.

5월 중순부터는 고위험사업장의 숨은 감염을 찾아내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는 사업도 펼쳤다.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해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도록 하는 식이다.

한편으로는 유행의 중심인 수도권 방역을 위해 정부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7월에는 정부에 "해외정부와의 첫 협약이었던 이스라엘과 백신스와프에 이어 백신을 좀 많이, 빨리 확보해 접종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주문했고,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공의료체계 보강을 위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8월에는 대부분이 코로나19 관련 예산인 1조7858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 시의회와 협의 끝에 통과시켰다.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과 함께 역대급 확산세를 보이는 과정에서도 특별한 이견을 내지 않고 정부 방침에 발을 맞추며 서울의 방역을 책임지고 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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