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3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예산심의에 서울시가 함께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진하 기자 |
코로나 생존지원금 편성 요구…"협의 안되면 수정안 발의해 의결"
[더팩트|이진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내년 예산안을 두고 마찰을 빚고 있는 서울시의회가 "어떤 어려움과 정치적 사보타주에도 흔들림 없이 반드시 연내에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김호평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은 23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긴급 기자설명회를 열고 "예산안 법적 처리 기한을 넘겨 우려를 안겨드린 점 책임소재를 막론하고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의회는 예산안 심사에 앞서 '민생회복'과 '시민협치' 원칙을 정해 예산을 심의하려고 했다"며 "이에 따라 검증되지 않은 신규사업은 최소화하고 전년도 수준의 예산편성이 될 수 있도록 예고했으나 오 시장은 어떤 협의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의 심사불참 요청, 수용불가 통보 외에는 어떤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민생의 위기 앞에서 정치논리를 내세우면 안 된다. 예산안은 반드시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의회가 제안한 3조 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존지원금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의 손실보상을 받는 대상에게 1조5000억 원, 정부 손실보상 대상에 해당되지 않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중 영업제한 대상인 소상공인과 법인에 1조 원, 영업제한 업종에 해당하지 않으나 코로나19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여행업 종사자, 택시 등 기반시설 관련 종사자와 의료지원 관련 예산 5000억 원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시는 이 같은 재원 마련이 무리라는 입장이다. 반면 시의회는 올해 결산 결과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순세계잉여금 3조 원 중 1조5000억 원, 시가 기금에 예치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1조 원, 올해 예산안에서 삭감 조정된 5000억 원을 통해 충분히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계산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대비 늘어난 예산 6조 원을 민생지원이 아닌 자신의 공약사업을 위해 편성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시장의 직무유기이며 시민의 눈을 가리고 기만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협의가 되지 않으면 수정안을 발의해 의결에 붙이겠다"며 "준예산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