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장동 '대출브로커', 40억 부동산 매각…추징금 회피 의혹
입력: 2021.12.15 07:00 / 수정: 2021.12.15 11:16
2009~2010년 대장동 민간개발 추진 당시 대출금을 불법 알선해 실형 선고를 받은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사촌조카 조모 씨가 운영하는 법인이 지난 6월 보유해온 건물(사진)을 돌연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정용석 기자
2009~2010년 대장동 민간개발 추진 당시 대출금을 불법 알선해 실형 선고를 받은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사촌조카 조모 씨가 운영하는 법인이 지난 6월 보유해온 건물(사진)을 돌연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정용석 기자

성수동 법인 소유 건물, FIU 김만배 수사의뢰 두 달 뒤 처분

[더팩트ㅣ주현웅·정용석 기자] 2009~2010년 대장동 민간개발 추진 당시 부산저축은행 대출을 불법 알선해 실형이 확정된 조모 씨가 운영하는 법인이 지난 6월 건물을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대장동 문제가 공론화되기 직전 재산 흔적을 지우기 위해 급처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씨는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사촌조카다.

15일 <더팩트>가 확인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조 씨가 운영하는 오디오업체 ‘디자인앤오디오’는 2019년 4월 사들인 서울 성수동2가의 한 빌딩을 지난 6월 팔았다. 등기부등본상 토지 규모 139.2㎡인 건물이다. 시세차익은 약 2배로 추정된다. 이 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는 "주변 시세대로라면 2019년에는 약 20억 원, 올해 6월에는 40억 원 정도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앤오디오는 2010년 설립돼 조 씨와 배우자가 각각 대표이사와 부장을 지냈다. 지난해 9월 조현성 변호사가 실소유주인 천화동인6호에 흡수합병됐지만 조 씨가 계속 대표를 맡고 있다. 매각한 건물에는 최근 디자인앤오디오 자회사인 고급 오디오 전시 카페가 입주했다.

대장동 사업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거래 시점에 주목한다. 조 씨의 한 지인은 "법인 명의지만 실소유주는 조 씨다. 화천대유자산관리 자회사 천화동인6호에서 배당받은 돈으로 매입했던 건물"이라며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 4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수사 의뢰한 사실을 접하고, 대장동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해 급하게 판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자인앤오디오 합병 뿐 아니라 조 씨가 천화동인 6호와 가깝다는 정황은 많다. 그는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박영수 전 특검의 변호를 받고 불기소 처분됐다. 박 전 특검은 6호 실소유주 조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강남의 대표 변호사였다. 박 전 특검과 조 변호사는 2015년 남욱 변호사가 구속기소됐을 때 함께 변호를 맡는 등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천화동인6호는 현재까지 배당금 282억 원을 받았다. 조 씨도 배당금을 받았을 개연성이 높지만 구체적 액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씨가 추징을 피하기 위하기 위해 건물을 매각한 정황도 있다. 조 씨는 2014~2015년 수원지검의 대장동 수사에서 시행사 씨세븐에 부산저축은행 대출을 불법 알선한 혐의가 드러나 징역 2년 6개월에 추징금 20억 원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2일 JTBC는 조씨가 현재까지 20억원 중 1억4900여만 원만 납부했다고 보도했다. 조 씨 개인 명의로 된 재산이 없어 검찰이 추징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의 재산을 계속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더팩트>는 휴대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조 씨에 법인 건물을 매각한 이유 등을 물었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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