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이주노조) 등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고 속헹 씨를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선영 인턴기자 |
"'숙박비 징수 지침' 사용자 착취에 이용"
[더팩트ㅣ최의종 기자·이선영 인턴기자] 시민단체들이 고 속헹 사망 사건 1주기를 맞아 이주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권 보장 등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이주노조) 등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고 속헹을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고 속헹은 한파경보가 내려진 지난해 12월20일 경기 포천시 한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간경화라고 알려졌지만 시민단체들은 보일러가 가동되지 않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문제 삼았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냉난방 장치가 없어 춥고 더운 생활을 해야 한다. 잠금장치가 부실해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불안해하고, 교대 근무를 하는 노동자들은 소음으로 잠을 못 잔다"며 안정적인 기숙사를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수자위원회 소속 최정규 변호사는 '숙박비 징수 지침'으로 숙식비를 임금에서 떼가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숙박비 징수 지침은 월 통상임금 8~20%를 숙식비 명목으로 임금에서 사전 공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해당 지침이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호가 아닌 사용자의 착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은정 이주희망센터 사무국장은 "올해 초에 조사했을 때 70%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임시가건물에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얼마나 개선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주노동자 기숙사와 관련한 종합대책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주요 내용은 △임시가건물 기숙사 금지 △공공 기숙사 설립 △숙식비 징수지침 폐지 △기숙사 가이드라인 제정 등이다.
오는 19일에는 서울 보신각에서 고 속헹 씨 사망 사건 1주기 추모제와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기념대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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