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유명 타투이스트 김도윤(41)씨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용석 기자 |
법원 "보건위생상 우려 있어 의료행위 해당"
[더팩트ㅣ정용석 기자] 의료인이 아닌데 문신 시술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타투이스트 김도윤(41) 씨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0일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김영호 판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에게 검찰 구형과 같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의료법 입법 목적이나 취지 등에 비춰볼 때 피부병 등 보건위생상 위해 우려가 있는 타투 시술은 의료 행위에 해당한다"며 "의료 행위는 단순히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만 포함되는 게 아니다"라고 유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김 씨 측이 ‘의료법 규정이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등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출한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기각됐다.
김 씨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죄 판결은 아쉽지만 대법원 판례를 뒤집기 위한 싸움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문신 시술을 의료 행위로 판단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며 "이해하기 힘든 법 때문에 많은 타투이스트들이 실형까지 살며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계획도 밝혔다.
타투이스트 노동조합인 '타투유니온'의 지회장인 김 씨는 지난 2019년 초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한 타투숍에서 연예인 A씨에게 문신 시술을 해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992년 대법원은 문신 시술을 의사만 할 수 있는 의료 행위로 판단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타투이스트의 시술 행위를 유죄로 인정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