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품수수 등 고전적 부패 대신 갑질 행위 빈번[더팩트ㅣ주현웅 기자] 경찰청이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평가 결과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공직유관단체 중 유일하게 최하위 5등급을 받았다.
9일 권익위는 작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진행한 ‘2021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교육청·공직유관단체 등 592개 공공기관의 종합청렴도는 8.27점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과 업무 경험이 있는 국민이 평가하는 외부청렴도는 8.54점, 공직자가 평가하는 내부청렴도는 7.57점을 기록했다.
함께 발표된 기관별 청렴도 등급을 보면 중앙행정기관 중 경찰청이 홀로 5등급을 받았다. 내부청렴도는 3등급을 받아 비교적 무난했으나 외부청렴도 평가에서 5등급을 기록해 이같이 나타났다.
올해 신설된 질병관리청의 경우도 4등급을 기록해 저조한 양상을 보였다. 내부평가는 3등급, 외부평가는 4등급을 받았다.
중앙행정기관 1등급은 통계청, 법제처, 새만금개발청 3곳이다.
공직유관단체에서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확산한 LH만 5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1등급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기술보증기금 2곳이다.
권익위는 이번 조사 결과에서 종합청렴도가 4년 연속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청탁금지법 시행을 기점으로 청렴도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연도별 종합청렴도를 보면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2016년 7.85점에서 2017년 7.94점, 2018년 8.12점, 2019년 8.19점, 2020년 8.27점으로 꾸준히 올랐다.
다만 올해 새롭게 측정한 공직자의 갑질 행위에 대한 부패 경험률이 1.55%를 기록해 금품수수 등 전통적 부패행위에 비해 높은 경험률을 나타냈다. 금품·향응·편의 요구 등의 경험률은 0.43%로 조사됐다.
이밖에 인사업무에 관한 부패 경험률은 0.39%, 위법·부당한 예산집행은 4.63%, 공정성을 해치는 부당한 업무지시는 4.31%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각각 0.22%포인트, 0.53%포인트, 0.13%포인트씩 낮아진 수치다.
부패사건 발생으로 감점된 공공기관이 116곳이었다. 부패유형별로는 행정기관의 경우 금품수수(33.3%·56건), 직권남용(19.6%·33건), 향응수수(17.3%·29건), 공금 유용·횡령(10.7%·18건), 내부정보를 이용한 사익추구(8.3%·14건) 순으로 나타났다.
공직유관단체는 직권남용(33.9%·21건), 금품수수(27.4%·17건), 공금 유용·횡령(21.0%·13건) 내부정보를 이용한 사익추구(14.5%·9건) 순으로 집계됐다.
전현희 권익위 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유발하는 사건이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일선에서 보다 적극적인 반부패 정책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더욱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반부패 정책을 추진해 국민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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