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고 이소선 여자의 아들 전태삼 씨가 이 여사에 대한 재심 3차 공판을 마치고 나와 심경을 밝히고 있다. /정용석 기자 |
아들 전태삼 씨 “노동자 자유와 평화, 인권 보장 계기 되길”
[더팩트ㅣ정용석 기자] 군사정권 시절 계엄포고령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열사 재심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홍순욱 부장판사)은 25일 오전 계엄 당국의 허가 없이 집회를 열었다는 이유로 1980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 여사에 대한 재심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2001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이 여사에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2·12 군사반란과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사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는 정당행위로 인정돼 범죄로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헌정질서 파괴 행위를 저지한 행위로 평가된다"고 사유를 밝혔다.
이 여사 측 변호인도 "당시 계엄포고는 위헌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도 무죄"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 여사의 아들 전태삼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어머니 실형 선고의 근거가 된 1980년 5월 두 차례 집회 참여의 동기 및 목적 등을 설명했다.
전 씨는 "형이 '대학생 친구 하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이야기를 했었다"며 "당시 고려대 학생들이 형의 간절함을 다시 한번 학교에서 듣고 확인하려 했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태와 사정도 정확하게 한국노총 노동자들에게 알고 싶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힘 없는 약자들이 죄가 없는 데도 국가 공권력에 의해 처벌을 받아 왔다"며 "이 자리가 노동자들의 자유와 평등, 인권을 보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1980년 5월 4일 고려대학교 도서관에서 열린 시국 성토 농성에 참여해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에 대해 연설했다. 같은 달 9일에는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금속노조원 600여 명과 함께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여해 신군부 규탄 구호를 외쳤다.
이 여사의 재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2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