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요소수 대란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주현웅 기자 |
가격 폭등에 운행 중단 우려…산업·노동 연쇄피해 우려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레미콘과 펌프카 등의 건설기계 조종사들이 정부에 요소수 부족 사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배기가스 5등급 차량을 교체하는 등 정부의 배기가스 규제 정책을 충실히 따라왔다"며 "불과 5~6년 만에 요소수 품귀가 벌어져 현장에선 생활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소수 공급 해결 △요소수 매점매석 규제 및 처벌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이 중지된 건설기계 노동자 구제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레미콘 노동자 김봉현 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요소수 대란 얘기가 들려 왔다"며 "정부는 그보다 먼저 상황을 파악했을 텐데, 뚜렷한 대책이 아직 없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레미콘으로 먹고사는 우리에게 요소수는 생명수"라며 "현재는 각자 보유한 요소수를 한데 모아 나눠 쓰고 있으나 열흘을 넘기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건설노조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요소수 대란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건설기계장비와 요소수를 걷어차는 등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주현웅 기자 |
건설기계 조종사들은 대부분이 특수고용직이라 요소수를 본인 비용으로 구매한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통상 10리터당 1만 원 아래를 유지해온 요소수 가격은 최근 16만 원에 판매된 사례까지 파악됐다.
펌프카 노동자 안재관 씨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인데 이제는 요소수 때문에 일을 못 하는 실정"이라며 "정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펌프카와 레미콘 등 건설기계 장비들이 멈추면 건설현장도 조업을 중단하고, 결국 노동자 다수가 연쇄적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건설노조는 253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지난 7~8일 실시한 요소수 관련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당장 요소수를 구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운행 가능한 기간은 평균 12일로 조사됐다.
가장 최근 구매한 요소수 가격이 1만 원 이상이었다는 응답자가 81.4%에 달했다. 3만~5만 원 미만이 29.6%로 가장 많았다. 10만 원 이상 지불했다는 응답도 6.3%였다.
현재 해외 직구를 시도 중이라는 응답자가 43.5% 있었다.
이영철 건설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투쟁을 가시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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