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만끽 MZ세대…"이제 즐겨도 되지 않나요"(영상)
입력: 2021.11.01 00:00 / 수정: 2021.11.01 00:36
지난달 29일 이태원역 주변은 핼러윈 데이를 즐기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진하 기자
지난달 29일 이태원역 주변은 핼러윈 데이를 즐기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진하 기자

핼러윈데이 앞둔 불금·토요일밤…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듯

[더팩트|이진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2000명대를 기록한 지난달 29일과 30일 밤. 젊은 세대가 즐겨찾는 서울 이태원과 홍대는 저녁부터 밤까지 핼러윈을 즐기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후 6시가 되자 이태원과 홍대에선 각양각색의 코스튬을 한 인파들이 거리에 나타났다.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영화 '오징어 게임' 속 인물부터 만화 속 캐릭터까지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로 붐볐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마스크를 내린 일부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모르는 사람들의 사진 요청에 응하며 사진 찍을 때마다 마스크를 벗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유명 캐릭터로 분장한 30대 남성은 "코로나 사태 이후 거의 2년 만에 이태원에 온 것 같다"며 "그동안 오래 참아왔던 스트레스를 풀려고 왔다. 곧 '위드 코로나'도 하는데 마스크 잘 쓰고 다니면 괜찮은 것 아니냐"고 즐거워했다.

'오징어 게임' 속 등장인물 성기훈(이정재)의 옷을 입은 20대 한 여성은 "코로나 확산세가 두렵긴 하지만 1년에 한 번뿐인 날이고 마스크 잘 쓰고 다니면 괜찮을 것 같아서 올해도 나왔다"며 "어차피 상점도 10시면 문을 닫으니 곧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점이 운영되는 오후 10시까지 이태원과 홍대에 있는 식당과 술집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인기가 있는 몇 곳은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영업시간 제한인 오후 10시. 상점들의 영업이 끝나자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하철 이태원역 1번 출구 뒤편에 좁은 골목은 가만히 서있어도 휩쓸려 걸어갈 정도였다. 마치 코로나가 없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사람들이 물밀듯 쏟아지자 5m 간격으로 정복 경찰이 정렬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몰려있는 사람들을 향해 확성기를 들고 거리두기를 외쳤다.

30일 홍대입구역 주변 수 많은 시민들이 핼러윈 데이를 맞이해 삼삼오오 모였다. /이진하 기자
30일 홍대입구역 주변 수 많은 시민들이 핼러윈 데이를 맞이해 삼삼오오 모였다. /이진하 기자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으니 거리두기 부탁드립니다." "모여있지 마세요." "마스크 착용해 주십시오." "상점이 모두 문을 닫았으니 귀가하시기 바랍니다."

경찰의 당부에도 일부 시민은 마스크를 내리고 담배를 피웠다. 좁은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일부 구역은 흡연실을 방불케 했다.

인파가 줄지 않자 경찰들은 확성기를 더 높이 들었다. 일부 술에 만취한 취객은 방역 단속을 하는 경찰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경찰들의 계도가 1시간 정도 지나자 이태원 거리는 조금씩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홍대 주변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된 특별단속 때문인지 이태원보다는 덜 혼잡했다.

그러나 이튿날 오후 7시 다시 찾은 홍대 주변은 전날 이태원과 다를 바 없었다. 일부 상점은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홍대 주변 한 편의점 직원은 "단속을 하고 난 후에는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며 "방역 단속반이 단속하는 시간은 주로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인데 10시와 새벽 1시쯤에 사람들이 차례로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오랜 영업 제한에 생존을 위협받던 상인들은 오랜만에 활력을 되찾았다. 하지만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태원의 한 음식점주는 "사람이 많이 와서 장사가 잘 되는 건 좋다"면서도 "지금처럼 사람이 몰려들어서 지난해처럼 집단감염이 발생할까 겁도 난다"고 걱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에서만 총 7건 272명이 방역 수칙 위반으로 적발됐다.

단계적 일상적 회복이 시작되는 1일부터는 유흥시설, 콜라텍 등 고위험시설을 제외한 식당과 카페는 운영시간 제한이 해제된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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