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50억 성과?…오히려 문화재법 위반 논란
입력: 2021.10.04 06:00 / 수정: 2021.10.04 06:00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의 퇴직금 50억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의 퇴직금 '50억'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곽상도 무소속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대장동 유물조사 축소돼 개발 빨라져…"문화재 지식 갖춘 조력자 의심"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이 문화재 관련 업무성과도 퇴직위로금 50억원의 배경이라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문화재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4일 <더팩트>가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실과 김우철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 등을 통해 입수한 ‘대장지구 문화재 발굴 보고서’ 및 부속 자료 등을 종합하면, 경기도 성남시 대장지구 일대 문화재 발굴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의 핵심은 대장지구 외곽에 ‘원형보존녹지’가 설정된 이유와 문화재 발굴조사의 범위가 축소된 배경이다.

우선 대장지구 안에서 유물이 발굴된 점은 사실이다. 이 지역의 문화재 발굴조사를 시행한 ‘중앙문화재연구원’(연구원)이 2017년 작성한 ‘유적 발굴조사 약식보고서’에 따르면 △토광묘 5기 △소성유구 1기 △수혈유구 1기 등이 일부 땅에서 발견됐다. 이 유물들은 국립중앙박물관 등지에 옮겨간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문화재 발굴로 마땅히 이뤄졌어야 할 추가 조사가 제대로 안 됐다는 게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연구원이 쓴 보고서에 따르면 문화재 조사범위가 2009년 16만6359㎡에서 2017년 13만9608㎡로 2만6751㎡(8100평)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장지구 문화재 발굴 보고서. (왼쪽)2009년 빨강색으로 유물산포지역이 설정됐는데, (오른쪽)2017년에는 시 외곽를 가운데 두고 유물산포지역이 원형보존녹지로 설정됐다./독자 제공
대장지구 문화재 발굴 보고서. (왼쪽)2009년 빨강색으로 유물산포지역이 설정됐는데, (오른쪽)2017년에는 시 외곽를 가운데 두고 유물산포지역이 원형보존녹지로 설정됐다./독자 제공

이는 대장지구에 돌연 ‘원형보존녹지’(오른쪽 사진, 초록색 지도표시)가 설정됐기 때문이다.

흔히 특정 지역에서 문화재가 발굴되면, 연구기관 전문가와 지자체는 의견을 모아 근방 수 킬로미터 일대를 ‘추가 조사 필요 지점’으로 정한다.

그러나 실제 발굴은 대장지구의 도심 중심부에서만 작업이 진행됐다. 지역 경계를 포함한 외곽지역은 유물 산포지역으로 나타났는데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 대신 ‘원형보존녹지’ 구간으로 지정돼 발굴을 하지 않고 땅을 있는 그대로 놔뒀다.

이 때문에 대장지구의 개발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만약 개발부지 끝자락에서도 문화재 발굴조사가 진행, 계속 유물이 발견됐더라면 도심 안쪽을 대상으로 한 추가 조사가 계속 이뤄질 수도 있었던 만큼 대장지구 개발은 늦춰졌을 것이란 뜻이다.

일반적으로 원형보존녹지 설정 인허가 권한은 시행사에 있으므로, ‘성남의뜰’이 이를 허락했다고 해석된다.

성남의뜰 의뢰로 문화재 발굴에 나섰던 모 연구원은 "보통 유물 시굴에 나설 땐 주변에 심어진 나무와 기타 구조물 제거 등의 문제로 시행착오를 겪는 일이 많다"며 "그런데 대장지구는 산림이 꽤 있었고 자잘한 구조물들이 있었는데도 비교적 빨리 정리가 됐다"고 증언했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합법과 불법 두 갈래로 나뉜다.

전자를 주장하는 쪽은 이 같은 현상을 규제할 만한 법이 없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문화재청 한 관계자는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는 아니지만, 법으로 다스릴 수 있는 규정은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무엇보다 문화재를 땅에 매립된 그대로 두는 것도 보존의 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반면 불법을 의심하는 쪽은 대장지구 경계선이 원형보존녹지로 지정돼 문화재 조사가 안 된 만큼, 유물 발굴 가능성 또한 사실상 가로막혔다는 주장을 편다.

‘매장문화재 보호와 조사에 관한 법률'(매장문화재법) 25조 1항에 따르면 문화재 발굴 조사행위를 방해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20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대장동 한 초등학교 인근 원형보존녹지에 나무가 심겨져 있다. 대장지구 외곽을 둘러싼 원형보존녹지에는 이처럼 누군가 심은 것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쉽게 발견된다./주현웅 기자
대장동 한 초등학교 인근 원형보존녹지에 나무가 심겨져 있다. 대장지구 외곽을 둘러싼 원형보존녹지에는 이처럼 누군가 심은 것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쉽게 발견된다./주현웅 기자

다만 50억원 퇴직위로금의 근거로 "문화재 발견 구간과 미발견 구간을 분리해 사업 지연 사유를 제거했다"는 성과를 거뒀다는 곽 의원 아들 곽모(31)씨의 주장을 놓고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문화재 발견 여부에 따라 지역을 분리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며 "문화재 관련 상당한 지식을 갖춘 조력자가 있었다고 바라보는 게 합리적 의심"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대장지구 사례가 매장문화재법 등을 위배하는지 수사는 필요해 보인다"며 "이로써 발견되는 문화재 관련 제도 또한 대대적으로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장지구는 개발 절차의 적정성과 별개로 투기 논란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 ‘있는 그대로’ 존재해야 할 원형보존녹지에 인위적으로 심은 나무가 눈에 많이 띄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등 개발지 투기 논란 때에도 나무 심기 행위는 토지보상을 노린 꼼수라는 지적이 일었던 바 있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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