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50억 파문...'아빠 찬스' 없는 2030 울분
입력: 2021.10.04 00:00 / 수정: 2021.10.04 00:09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토론을 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토론을 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직장인·취준생·대학생 한 목소리 "뻔뻔함에 실망"

[더팩트ㅣ정용석 기자]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원’ 논란에 휩싸인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곽모(31) 씨를 바라보는 2030세대의 심경은 ‘박탈감’으로 압축된다.

특히 '아빠 찬스'를 사용하고도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태도에 더욱 분노를 느낀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이 정치 혐오를 부추길 수도 있지만 오히려 해법은 시민의 정치 참여 확대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내 집 마련도 취업도 어려운 현실에 불공정 특혜까지

"곽상도 아들로 못 태어난 게 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흔히 볼 수 있는 글이다.

1990년생 곽씨가 화천대유에서 일한 기간은 7년여, 마지막 월급은 383만 원이었다. 일반 청년들이었다면 2200만~2500만 원 정도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데 그는 달랐다. 50억 원을 챙겼다.

이정도 액수는 지난해 기준 국내 30대 대기업 전문 경영인 퇴직금과 견줘도 네 번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0 청년들의 분노는 복합적이다. 내 집 장만은 물론 취업조차 어려운 현실은 대표적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노모(32) 씨는 "취업 3년째지만 아파트 한 평값 마련하는 것조차 꿈꾸지 힘든 게 현실"이라며 "어떻게 국회의원 아들은 퇴직금 만으로 50억 원을 챙겨가냐"고 울분을 토했다.

취업준비생 최모(28) 씨는 "가뜩이나 집 문제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데, 취업도 힘든 시대 아니냐"며 "사회 지도층 아들의 ‘아빠찬스’ 등 사례를 보면 꼭 부모의 힘을 빌려야만 하는 세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30일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 홍익대학교 등 4개 대학 캠퍼스에는 곽씨 사건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일제히 붙었다.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은 데 대한 ‘불공정 특혜’ 비판 내용이 담겼다.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태도가 분노를 더 부추긴다. 곽씨는 "내가 열심히 해서 받을 돈을 받은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지난달 26일 밝혔다.

◆‘부모찬스’ 해법은 정치 혐오 아닌 정치 참여

특히 곽씨 뿐 아니라 유력인사 자녀의 ‘부모찬스’나 일탈 사례가 잇따르면서 피로감은 더하다.

작년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를 둘러싼 의혹에 이어 올해도 각종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이 음주측정 거부와 경찰관 폭행으로 물의를 빚었다.

대학생진보연합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서 장 씨의 구속 수사와 장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며 "무면허 음주운전에 경찰관 폭행까지 했는데도 구속되지 않은 것은 엄연한 '아빠찬스'"라고 주장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유모(25) 씨는 "특권층이 '내로남불'로 공정의 가치를 무너뜨린 조민 씨 사례 등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그들의 뻔뻔함에 실망했다"고 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의 아들이자 래퍼인 노엘(장용준)이 지난 5월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의 아들이자 래퍼인 노엘(장용준)이 지난 5월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처럼 반복되는 현상에 전문가들은 사회 지도층 혐오 등의 갈등 확대를 우려하면서 이럴수록 시민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사실 사회 고위층의 부정행위 등은 정부 수립 이후부터 고질적으로 제기되는 지적"이라면서도 "시민들의 분노가 수면에 떠오르는 현상 자체는 나쁘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 지도층에 대한 혐오가 확대되는 것 역시 자연스럽긴 하나, 그럴수록 권력자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꾸준히 제기하는 시민 활동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선거제도 개선 등 권력구조를 바꾸는 결과가 따를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y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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