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민간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내부 자금 흐름을 조사하는 경찰이 업체 대주주와 경영진이 회삿돈을 빌린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동률 기자 |
입건 전 조사 단계 내달이 시한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민간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내부 자금 흐름을 조사하는 경찰이 업체 대주주와 경영진이 회삿돈을 빌린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4월부터 화천대유 관련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확인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쯤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화천대유에 수상한 자금 흐름 내역이 있다는 공문을 받았다. 경찰청은 관련 자료를 서울경찰청에 보냈고, 사건은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거주지 관할인 용산경찰서에 배당됐다.
금융정보분석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까지 대주주인 법조기자 출신 김모 씨에게 장기대여금 명목 473억원을 빌려줬다. 이 돈의 출처와 용도가 핵심 쟁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성문 대표도 수십억원을 빌렸다가 갚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이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 17일에는 조사 주체를 1~2명 개인이 배당돼 조사하는 경제팀보다 규모가 큰 7명 규모의 지능팀으로 바꿨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사업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사업자가 투자했다. 투자자 중 한 곳인 화천대유는 사업을 통해 577억원을 배당받았다. 다른 투자자 SK증권이 받은 배당액 3463억원도 화천대유 대주주 김 씨와 주변 인물 7명에게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이 지사가 화천대유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강찬우 전 검사장 등이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되고,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 근무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현재까지 회사 관계자들의 자금 흐름만 들여다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혐의점이 파악돼 본격적인 수사로 전환되면 사업자 선정 과정 등을 들여다볼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자금 관련 입건 전 조사 단계로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죄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특혜 시비 건 등 어떤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 수사 규정상 입건 전 조사는 최대 6개월까지 진행할 수 있어 수사로 전환할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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