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20명 사망"…분향소 설치도 가로막힌 자영업자들
입력: 2021.09.17 00:00 / 수정: 2021.09.17 00:00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의 극단 선택한 자영업자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 설치가 무산된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분향소 설치 물품을 싣은 차량이 경찰에 막혀 있다. 2021.09.16./뉴시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의 극단 선택한 자영업자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 설치가 무산된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분향소 설치 물품을 싣은 차량이 경찰에 막혀 있다. 2021.09.16./뉴시스

합동분향소 국회 앞 설치 무산…전방위 대책 촉구

[더팩트ㅣ주현웅·정용석 기자]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이 잇따랐다. 이에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세상을 떠난 동료를 추모할 공간을 마련하려 했지만 이마저 경찰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각계에서 이들의 울분에 공감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집합금지·제한조치에 대한 손실보상이 올해 안에 이뤄질지, 지원금액과 대상은 어느 정도일지조차 가늠이 안 되는 상황이다. 신속하고 실질적이며 전방위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 "이틀간 20여명 떠났는데..." 자영업자들의 울분

16일 오후 1시 40분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대형 경찰버스들이 줄지어 도로를 채웠다.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오후 2시 국회 앞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겠다고 예고하자, 방역수칙 위반 소지를 들며 선제 봉쇄에 나선 것이다.

당초 비대위는 이날부터 사흘 동안 합동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제한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린 소상공인들이 잇달아 비극을 맞이하자 이들을 추모하고 정부와 국회에 구제책 마련을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합동분향소 설치마저 막혀버리자 소상공인들은 울분만 더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기홍 비대위 공동대표는 "(사망한 분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 설치까지 공권력으로 막는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밝혀진 사례로만 이틀간 최소 2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고, 이 이상의 분들이 생을 마감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시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김 공동대표는 "시에 (합동분향소 설치 가능 지역 등을)문의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며 "하루하루가 긴박한 우리로서는 시간이 없어서 게릴라 식의 합동분향소를 설치를 시도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거리두기 4단계이기 때문에 분향소 설치가 안 된다면 장례식장은 모두 불법인가"라고 토로했다.

우선 비대위는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다른 장소부터 물색할 계획이다.

1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소상인·자영업자 대책 마련 촉구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집합금지·제한·피해업종 추가 긴급재정지원, 상가임대료 대책 마련, 강제퇴거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참여연대 제공
16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소상인·자영업자 대책 마련 촉구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집합금지·제한·피해업종 추가 긴급재정지원, 상가임대료 대책 마련, 강제퇴거 금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참여연대 제공

◆ "자영업자 비극 더 늘어날 수도" 긴급 입법 필요

이날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들도 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국회는 자영업자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집합금지·제한업종에 최대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전방위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는 "미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들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 국가는 긴급대출과 소득보장, 손실보상을 포함해 최소 1억~2억 원 이상의 중소상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집합금지·제한업종에 투입된 3차례의 지원금 합계가 최대 3000만 원 가량"이라며 "그마저도 최대치이기 때문에 이만큼 받은 업종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남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임차인과 임대인, 정부, 금융기관이 임대료 부담을 분담할 수 있는 임대료분담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폐업을 하고 싶어도 수천만원에 달하는 원상복구비용, 대출 일시상환 등의 이유로 폐업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부지기수"라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중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부터 집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초 자료부터 부족해 대책 역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내년도 집행할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은 현재 1조8436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0.29% 수준이다. 5차 재난지원금 11조 원에 비해 턱없이 낮다.

경실련 관계자는 "손실보상이 이뤄지더라도 인건비와 임대료 및 고정비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단기와 중장기 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esco12@tf.co.kr

y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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