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도 못가" 콜센터 노동자들 '공동행동' 예고
입력: 2021.09.14 21:16 / 수정: 2021.09.14 21:16
콜센터 노동자들이 저임금 노동구조를 깨고 정규직 전환과 인원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며 다음 달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이새롬 기자
콜센터 노동자들이 저임금 노동구조를 깨고 정규직 전환과 인원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며 다음 달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이새롬 기자

내달 6일 청와대 행진 및 20일 총파업 동참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콜센터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을 호소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다음달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해 목소리를 내겠다고도 예고했다.

14일 민주노총 산하 콜센터노조는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콜센터노조 실태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공동행동 선포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콜센터노조가 43개 지부의 3500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적잖은 콜센터 노동자가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213만9692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서비스와 딜라이브 텔레웍스 등 일부 고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는 200만 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하루 평균 통화 건수는 110.3건, 통화하는 시간은 4.4시간으로 집계됐다.

고객 폭언 예방 매뉴얼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56%로 절반을 웃돌았다. 악성 민원인 차단 제도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30%를 기록했고, 차단제도가 있어도 미시행하고 있다는 응답자 역시 30% 수준이었다.

생산량(콜수)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는 응답률은 87.5%였다. 노조에 따르면 이는 임금 차별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콜센터 노조는 보다 구체적인 사례도 증언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소속인 강미현 정책국장은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재난상황이 자주 발생하면서 콜센터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상담사들은 화장실 가는 것마저 통제되는 등 심각한 건강권 훼손이 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에서 일하는 장정은 사무국장은 "저임금으로 인해 상담사 대부분이 식비절약 하고자 도시락을 싸와서 휴게실에서 먹는 경우가 흔하다"며 "100여평 규모 사무실에 공기청정기가 1대만 설치되어 있는 등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콜센터에 다니는 채윤희 지회장은 "코로나 백신에 대한 유급휴가를 요청했지만 공사는 외주업체 소속이란 이유로 거절했다"면서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업무가 계속되고 점심시간에 식당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콜센터노조는 공동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오는 10월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청와대까지 행진 및 필리버스터 기자회견을 진행할 방침이다. 2주 뒤에 있을 민주노총 총파업에도 참여하겠다고 알렸다.

핵심 요구사항은 각각 △저임금타파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노동에 대한 평가·감시 중단과 성과등급제 폐지 △정규인력 확충이다.

콜센터노조 관계자는 "비대면 시대 필수근로자로 지정된 콜센터 노동자이지만, 현장의 가혹한 조건들은 변함이 없다"며 "집단행동을 기획하고, 10·20 총파업에 의제를 갖고 함께 하겠다"고 예고했다.

chesco12@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