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시의회, SH사장 후보 놓고 '한랭전선'
입력: 2021.09.08 00:00 / 수정: 2021.09.08 00:00
SH공사 사장 후보를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윤웅 기자
SH공사 사장 후보를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윤웅 기자

후보자 2명 부적격 판정…김헌동 후보자 반대에 맞불

[더팩트|이진하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지명이 두 번째 무산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사장 공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인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SH공사 사장 최종 후보였던 정유승 전 SH공사 도시재생본부장과 한창섭 전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 2명 모두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심도 있는 검증을 위해 11일의 시간이 걸렸으며 적합한 후보자가 없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며 "이유는 개인정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지방공기업법 시행령을 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사장 후보가 '결격사유'에 해당하거나 공사의 경영에 '현저하게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임추위에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다.

시의회 도시계획위원회에 따르면 후보자 검증 기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김세웅 SH공사 사장 임명 당시와 김현아 전 후보자 검증 때는 1~2일 정도 걸렸다. 이번 인사 과정이 훨씬 길었던 셈이다.

시의회는 두 명의 후보를 특별한 사유 없이 부적격 판정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이날 "임원추천위원회가 정상적 절차를 통해 추천한 사장 후보자를 본인의 코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임명을 거부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재추천 요구에 앞서 서울시민이 납득할 만한 사유를 먼저 내놓았어야 했다"며 코드인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오 시장의 코드 인사를 멈추라고 주장했다. /남윤호 기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7일 입장문을 통해 오 시장의 코드 인사를 멈추라고 주장했다. /남윤호 기자

김현아 후보자에 이어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까지 탈락하자 오 시장이 강수를 던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의회 관계자는 "오 시장이 김헌동 전 본부장에게 직접 SH공사 사장 공모 단계에서 응모를 제안했는데 임추위원들이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매기면서 탈락시키자 이번 후보도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게 아닌가 판단된다"고 밝혔다.

시의회 다수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김현아 전 후보자가 낙마한 후에도 시와 시의회는 무리한 코드인사가 아닌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능력과 비전, 도덕성을 겸비한 인물을 추천해 줄 것을 촉구했으나 오 시장은 자기 사람을 고집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이유 없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오 시장의 교만에 SH사장 공석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SH공사 사장 자리는 5개월째 공석상태다. 후보자가 모두 탈락하면서 재추천까지 약 한 달간 공석이 이어질 전망이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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