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 방안을 내놨으나 시의회와 국토부의 결정이 남아있어 정책 사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동률 기자 |
7대 규제완화 방안 임시회서 논의…10일 결정
[더팩트|이진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공급을 위해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사업 속도는 서울시의회와 정부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시는 지난 5월 마련한 '재개발 활성화 6대 규제완화 방안'을 시의회에 제출하고 의견을 들은 뒤 민간 재개발 후보지 공모를 이달 말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를 다루는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를 통과하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그러나 심사가 보류될 경우 다음 회기에 다시 상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이달 중 공공기획 민간 재개발 공모를 목표한 서울시의 계획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논의해야 할 것들이 많아 재개발 활성화 6대 규제완화 방안은 다음 주 초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달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 시장의 주택공급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오 시장이 주택공급을 위해 규제 완화를 공약했는데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은 시의회 심의를 받아야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며 예산 문제, 제도적 과정이 있어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재개발 활성화 6대 규제완화 방안'을 마련하고 시의회에서 의견을 청취한 뒤 이달 말에 공공기획 민간재개발 후보지를 공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이선화 기자 |
이밖에도 오 시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를 놓고 국토교통부와 안전진단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오 시장은 최근 재건축 TF팀을 중심으로 여의도와 대치, 압구정 등 굵직한 재건축단지를 돌며 재건축사업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가 요구하는 공공기여 비율이나 소셜믹스 방안에 협조할 경우 '15층 이하 규제' 완화를 인센티브로 줄 수 있다는 방침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양천구 목동 신시가 9단지와 11단지, 노원구의 아파트 등 국토부의 안전진단 단계에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국토부도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장 재건축을 추진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기부채납 형식으로 진행했던 재개발도 한계가 지적된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위원은 "공공이 기획한 곳에 민간 재개발을 할 경우 기부채납 방식으로 진행될 텐데 민간에서는 큰 이익을 얻지 못하면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기획을 통한 민간 재개발은 무엇보다도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잘 이뤄져야 한다"며 "사업 초기에 좋은 선례가 있어야 사업의 진행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 건설개혁본부 국장은 "5년 내 2만6000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아마 승인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실제 주택이 공급되는 시점은 더 늦을 것"이라며 "얼마나 주택이 저렴하게 나오는가에 따라 주변 시세도 정해진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재개발을 추진해 공급을 늘리는 경우 다가구나 주택 세입자 등을 포함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주택이 절대적으로 늘어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