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서울시의원(국민의힘·비례)이 6월29일 열린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명 의원 제공 |
"코로나 속 소상공인에 가장 죄송" 한 목소리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자료 한 줄 더 보고, 정책 하나 더 알아가는 것 만이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일을 무조건 많이 받아서 하는 게 잘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이젠 하나를 보더라도 더 깊게 고민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임기 4년 중 3년여를 보낸 서울시의회 '젊은 피' 의원들의 소회다.
1991년생으로 시의회의 '공동 막내'인 여명 의원(국민의힘·비례)은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30석 정도라도 확보했으면 혹시 제가 실수를 해도 개인 여명이 실수를 한 게 되는데, 너무 없으니까 한 명 한 명이 당을 대표하는 느낌이었다. 한 치 실수도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었다"고 지난 3년을 돌아봤다.
10대 서울시의회는 선거 당시 110석 중 102석을 민주당이 차지해 야당은 교섭단체 구성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다. 여 의원은 이런 분위기에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화 상대'로 인정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또 그런 협의 과정이 정치라는 것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여 의원과 같은 1991년생인 이동현 의원(더불어민주당·성동1)은 "처음에는 일을 무조건 많이 받아서 하는 게 잘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이젠 하나를 보더라도 더 깊게 고민한다"고 3년 간 달라진 점을 꼽았다.
또 "처음에는 '각종 민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우왕좌왕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처리를 해야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지 알게 됐다"며 "안 되는 것도 안된다고 말하기보다는 예컨대 간담회처럼 공무원들과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고 돌아봤다.
1980년생으로 당선 당시 30대였던 김호평 의원(민주·광진3)은 "많이 배운 3년이었다. 현실의 벽이나 다양한 문제점과 마주쳐보기도 했다"며 "다만 마음가짐은 처음과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이 바뀌고 시장이 바뀌어도 대시민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으로 절차의 공정성을 탄탄히 하는 것을 의정활동의 중심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이동현 서울시의원(민주당·성동1)이 10일 관내 초등학교를 찾아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이동현 의원 제공 |
10대 의회 의원들은 당선 뒤 3년 중 2년을 사상 유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함께 했다. 이들은 특히 감염병 사태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여 의원은 "자영업자들이 지금 이 시대에 가장 불행한 분들인 것 같다"며 "제가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데 있으면서 자료 한 줄이라도 더 보고, 정책 하나라도 더 알아가는 것만이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똑같은 감염병이 닥쳐도 피해는 사람마다 각각 다르게 찾아왔다"며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비롯해 어르신, 학생, 영유아 등 각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민원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 의원은 "자가격리만 2번을 했고, 코로나19 검사는 10번 넘게 받았다. 제가 만나는 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한 기억이 많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특정 집단에 피해를 강요하게 돼 소상공인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김호평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광진3)이 7월2일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
이들은 청년 의원들인 만큼 청년 정책에 대한 관심도 컸다.
여 의원은 "'일자리가 복지'라는 것이 보수정당의 청년 정책 기조라고 할 수 있는데 코로나19가 앞당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그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며 "청년 고독사 문제에 대해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제 공약이 청년과 서울시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었다"며 "꾸준히 청년 관련 정책을 제안했고, 청년담당관을 청년청으로 승격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각종 정책에서 '청년'이라는 말이 없어지는 것이 청년들이 더 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인 법의 테두리에서도 공정한 기회를 받을 수 있다면 '청년 정책'이라는 이름을 따로 붙일 필요가 없다"며 정책 전반을 탄탄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원 110명 중 청년세대로 볼 수 있는 1980년 이후 출생자는 4명이다. 여명 의원, 이동현 의원, 김호평 의원과 송정빈(민주·동대문1) 의원이 그들이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300명 중에는 지역구·비례 합쳐 13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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