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조를 비롯해 5개 도시지하철 노조는 사측의 구조조정 등에 반발해 총파업을 예고했다. /남용희 기자 |
적자급증에 구조조정 추진…노조, 지자체·정부 지원 요구
[더팩트|이진하 기자]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을 비롯한 전국 6개 도시지하철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증한 적자를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 등으로 해결하려는 사측에 대한 반발이다.
4일 서울교통공사 노조에 따르면 16~19일 서울을 비롯해 인천·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도시지하철 노조가 연대 총파업을 놓고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노조는 지난달 2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전국 6개 도시지하철 노조 동시 쟁의발생 결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사상 최초 전국 지하철 동시 파업이 된다. 서울지하철도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이며 2017년 서울교통공사 통합 출범 후로는 첫 파업이다.
이들은 △지하철 재정위기 해소 대책 마련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비용 지원 제도 마련 △서울시·공사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 철회 △제도에 따른 총인건비 잠식 문제 해소 등 4개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최대 쟁점은 만성적 재난 적자다.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교통공사(5~8호선)는 2017년 통합 출범한 후 2019년까지 매년 5000억 원대 적자를 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운임이 줄어들면서 약 1조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6년째 동결인 지하철 요금과 매년 늘어나는 버스환승 손실, 65세 이상·국가 유공자 등의 무임수송 부담이 증가하면서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다 코로나에 따른 단축운행, 승객감소까지 겹쳤다.
사측은 구조조정과 임금 삭감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공사는 전체 직원 약1만6700명의 10%인 직원 1539명을 감축하고 복지 축소, 임금 동결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마련했다.
도시지하철 노조는 무임승객 즉 공익서비스에 대한 비용이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남용희 기자 |
반면 노조는 정부와 서울시의 지원을 요구한다. 노조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 따른 무임수송 인원 증가와 지하철 환승 할인 등이 재정적자의 큰 원인"이라며 "서울시와 정부는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면 안 된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서울시는 다른 5개 광역시와 달리 재정자립도가 80%가 넘는데 보조금을 하나도 지원하지 않아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며 "지자체 지원이 있었다면 적자가 절반으로 줄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을 제외한 5개 도시지하철 노조는 지자체의 지원에도 무임승차에 대한 국고보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현재 도시지하철공사는 무임수송 손실을 모두 자체 부담하고 있으나 코레일은 철도산업발전 기본법에 따라 손실 중 60%를 보전받는다.
이에 따라 지하철 노조는 이번 총파업과 함께 공익서비스 비용의 국가보조 입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 전까지 사측을 비롯해 국회, 지자체와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서울교통공사는 빠르면 9월 초순에 주간 파업에 돌입하고 다른 지역은 10월에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