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쥴리 벽화' 문구 지워져…"중고서점 사장 지시"
입력: 2021.07.30 11:04 / 수정: 2021.07.30 13:13
3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에 그려진 이른바 쥴리 벽화에 적힌 문구들이 지워진 모습. /정용석 기자
3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에 그려진 이른바 '쥴리 벽화'에 적힌 문구들이 지워진 모습. /정용석 기자

서점 주인 A씨 "정치적 의도 없어"

[더팩트 | 정용석 기자]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벽에 그려진 이른바 '쥴리 벽화' 2점에서 모든 문구가 지워졌다.

30일 해당 중고서점 직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께 '쥴리 벽화'의 모든 문구를 지우라는 사장의 지시를 받고 문구를 지웠다.

이 직원은 "사장이 문구를 지우라고 전화를 했다. 이외 다른 지시사항은 없었다"며 "너무 소란이 커지면 경찰에 신고하라는 지시는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전 9시 서점 측 이야기를 듣고 벽화 앞을 막고 있던 보수성향 시민단체의 차주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차량을 빼면 벽화 문구 내용을 지우겠다"고 하자 차량들은 모두 자리를 떴다.

직원은 이날 9시15분께 해당 벽화 2점에 적힌 문구를 흰색 페인트로 덧칠하기 시작해 9시30분께 작업을 마쳤다.

지워진 문구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쥴리의 남자들',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 등이다. 벽화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연상케 하는 여성 얼굴과 하트 문양이 남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하는 낙서도 벽화 곳곳에 보였다.

문구 제거 작업을 마치자 전날까지 아수라장이었던 서점 앞은 한산해졌다. 작업이 끝나고도 "건물주 A씨의 정체를 밝히라"는 보수 유튜버 소수가 현장에 남아 있었지만, 별다른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쥴리 벽화'는 서점 주인이자 건물주인 A(58) 씨가 2주 전 작가에게 직접 의뢰해 그렸다. 서점 주인 A씨는 29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제가 된 벽화 등 문구를 모두 지우겠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정치적 의도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표현하고 풍자한 것 뿐"이라며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세상이 미쳐가고 있구나, 윤석열 씨를 지지하는 열성팬들이 문제"라고 밝혔다.

y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