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배 초대 서울자치경찰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임영무 기자 |
김학배 초대 서울자치경찰위원장 "한강·지하철 범죄 예방효과 극대화"
[더팩트|이진하 기자] "지방자치경찰제 시행은 경찰 역사 76년 만에 맞는 큰 변화다. 1000만 인구 도시인 서울의 다양한 치안 요구에 맞춰 주민들과 함께 치안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
김학배(63) 초대 서울자치경찰위원장은 중구 무교동 서울자치경찰 사무국에서 진행된 <더팩트>와 취임 인터뷰에서 "자치경찰제가 민생치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역사적인 출범을 알린 자치경찰이지만 아직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있다. 지자체장이나 지방의회 등 지역 인사들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정치적 편향성 문제부터 지자체별 재정자립도에 따른 서비스 격차에 이르기까지 우려 목소리가 높다.
시장, 시의회, 교육감, 추천위원회 등 각계에서 자치경찰위원을 추천하기 때문에 정치적 편향성은 기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위원장은 "오히려 치안을 담당하는 여러 기관에서 추천을 통해 뽑힌 인물들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내는데 더 용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치경찰위의 의사 결정 절차도 민주적이다. 7명으로 구성된 합의제행정기구로 독립된 지위에서 자치경찰 관련 엄무를 수행한다. 위원은 3년 임기이며 연임이 불가능하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합리적 관계 설정도 초대 자치경찰위원회의 과제다. 김 위원장은 "자치경찰위원회가 자치경찰 업무에 대해 서울경찰청을 지휘·명령하도록 체계화돼 있다"며 "이런 시스템이 자치경찰의 독립성을 담보할 것이며 기존 국가경찰 조직에서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지정되기 때문에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별 재정자립도 격차에 따른 치안서비스의 양극화도 지적된다. 김 위원장은 "첫 시행부터 자치구별 예산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자치단체별로 소요되는 인력과 장비를 국가가 지원을 할 예정"이라며 "지역 간 치안서비스 불균형은 안정적인 재정지원으로 해소될 것이며 그밖에 부족한 법제도는 향후 운영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단속과 사법권 동시 발동으로 한강 범죄예방 시너지 효과
서울자치경찰위는 다른 자치단체보다 늦게 시동을 걸었다. 자치경찰제 시행을 코 앞에 둔 6월 말에서야 위윈회 구성을 마쳤다. 4월 보궐선거도 크게 작용했다. 대표 정책과제는 정했지만 그밖에 추진할 여러 문제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자치경찰위는 지난 2일 출범식에서 한강공원 치안 문제와 아동학대 문제를 중점 과제로 발표했다. 이밖에도 인구 1000만명 대도시 자치경찰이 짊어져야 할 다양한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는 한강공원 단속이나 아동학대 문제를 놓고 공무원과 경찰이 합동 단속을 벌였다. 일반 공무원이 사법권을 발동할 수 없기 때문"이라면서도 "자치경찰이 직접 단속을 하면 위법 정도에 따라 강력한 처벌까지 할 수 있어 범죄예방 효과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강공원의 치안 확보를 위해 CCTV 설치, 단속 인원 등을 보강할 방침이다.
아동학대 문제는 신고 시스템을 더 확대한다. 아동학대 여부를 판별하는 전문기관도 늘리고 신체 치료가 필요한 아동을 위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자치구별 지정 병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학배 위원장은 앞으로 서울자치경찰에서 주요 과제로 다뤄야 하는 것에 대해 1인가구 치안, 지하철 안전 문제를 꼽았다. /임영무 기자 |
◆ 1인 가구 밀집지역·지하철 범죄 대응도 주요과제
1인 가구 문제와 1000만 인구가 이용하는 지하철 안전도 김 위원장의 관심사다.
서울 내 1인 가구 밀집지역은약 50곳에 이른다. 많게는 4500가구에서 적게는 1000가구쯤 된다. 무엇보다 여성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가로등, CCTV, 비상벨 등 시설 개선과 함께 원활한 신고체계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연간 수송인원 20억명에 이르는 서울 지하철도 여러 유형의 범죄가 일어나는 공간이다. 지금까지는 지하철경찰대와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보완관이 분리운영되면서 효과적인 대처가 아쉬웠다.
김 위원장은 "자치경찰이 시행됨에 따라 서로 협업체를 만들어 단속을 강화하고 인력을 보완하면 지하철 범죄 예방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가경찰과 달리 자치경찰의 핵심은 주민의 생활 안전이다. 그만큼 주민 참여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국가경찰 체제에서도 주민들은 '자율방법대' '녹색어머니회' '모범운전자회' 등을 통해 자치경찰에 직접 참여해왔다"며 "앞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청취할 수 있는 다양한 기구를 설치해 자치경찰의 본질을 실현하는 등 주민과 함께하는 치안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0년 경정 특채로 경찰에 입문했다. 이후 경찰청 보안국장·수사국장, 대전경찰청장, 울산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를 거쳐 초대 서울자치경찰위원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