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장병 급여 인상 '성과'…가혹행위 근절 '미흡'
입력: 2021.06.24 17:51 / 수정: 2021.06.24 17:51
군인권센터가 문재인 정부 임기 5년 차를 맞아 군인권 공약 이행을 점검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임세준 기자
군인권센터가 문재인 정부 임기 5년 차를 맞아 군인권 공약 이행을 점검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임세준 기자

군인권센터, '군인권 공약 이행 점검 보고서' 발표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문재인 정부가 군인권 정책에서 장병 급여 인상과 자기계발 기회 부여 등에서는 성과가 있었지만 군 내 가혹행위 근절이나 여군 근무여건 보장 공약에서는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문재인 정부 4주년 군인권 공약 이행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의 군인권 공약을 △여군 근무 여건 보장 △군 장병 인권 보호 강화 △장병 급여 인상 △공무상 부상 치료비 전액 지원 △군 복무 중 자기 계발 기회·지원 확대 △군대 급식 품질향상 등으로 분야를 나눠 이행을 점검했다.

◆병장 급여 21만→60만원 인상돼 목표 근접

목표에 가장 근접한 공약으로는 '장병 급여 인상'이 꼽혔다. 정부는 2017년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장병 월급을 2017년 최저임금(월 135만2230원)의 50% 수준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2017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2018년 30%, 2019년 40%, 2020년 50%까지 인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병장은 △2017년 21만6000원 △2018년 40만5700원 △2019년 동결 △2020년 54만9000원 △2021년 60만8500원까지 올랐다. 다만 센터는 "경제상황에서 4년 전과 달라진 상황에서 2017년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게 적절한지 따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자기계발 기회 및 지원확대 공약은 급여 인상 다음으로 성과가 있었다. 원격강좌 학점이수 대학은 2017년 141개에서 2021년 163개로 증가했다. 다만 센터는 교양강의 비중이 커 졸업에 필요한 전공 강의도 대학교와 협의해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의료 분야 공약은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역병 건강보험금으로 국방부가 지출하는 금액은 해마다 증가했다. 2017년 640억원에서 2019년 803억원까지 올랐다. 건강보험금 지출액 증가는 민간병원을 이용하는 병사의 수도 증가했다는 지표다.

◆여군 피해자 성범죄 실형률 10% 그치고 징계도 '솜방망이'

센터는 성평등 공약들이 제도적으로는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다고 봤다.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 발족, 성고충전문상담관·양성평등담당관 배치, 양성평등센터 운영, 국방부 성폭력 예방·대응과 신설 추진 등 제도적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무 여건에서는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여군이 피해자인 성범죄 처벌에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적용하겠다는 공약도 공염불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센터에 따르면 군검찰이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여군(군무원) 대상 성범죄 사건은 증가했다. 적절한 성범죄자 처벌이나 성폭력 예방, 피해자 보호 제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성범죄를 신고해도 실제 처벌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웠다. 실제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020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 6월 말까지 1심 군사법원의 성범죄 사건 실형률은 10%다. 민간 법원이 25%라는 점과 비교하면 낮은 비율이다.

성폭력 가해자 징계처분 역시 솜방망이라는 지적이다. 국방부 훈령상 성폭력 징계양정은 파면·해임·강등 등 중징계가 기본이다. 그러나 센터에 따르면 2017~2020년 징계처분의 절반 이상 정직이나 감봉이다.

센터는 "여전히 해임된 자의 계급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라며 "고위직이 가해자면 솜방망이 처벌로 직을 유지하면서 면죄부를 받을 때가 많다"라고 밝혔다.

정상화 공군본부 참모차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 관련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정상화 공군본부 참모차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 관련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가혹행위 절반이 '불기소'...근절까지 갈 길 멀어

2014년 4월 28사단 의무병인 윤승주 일병이 구타와 폭행을 당해 사망한 이후 군인권 침해 사건은 잇달았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국가인권위원회 안에 '군인권보호관'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실제 군인권보호관을 만드는 내용이 담긴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 개정안' 발의가 이번 달 예정돼있다. 군 자체적으로도 군인권을 위한 노력은 진행 중이다.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은 2017년 383명에서 2021년 2월 1일 기준 651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센터는 상담 인력만 늘 뿐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문제를 해결할 주체가 일선부대 지휘관이라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휘관이 문제 원인일 때 해결 가능성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수사에 들어간 구타·가혹행위 사건 절반 이상은 불기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인의 영내폭행죄가 친고죄에서 제외됐으나 실제 신고에 처벌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직·육군·해군·공군에서 발생한 946건 사건 가운데 501건이 불기소 처분됐다. 기소된 445건도 △실형 4건 △집행유예 8건 △선고유예 6건 △벌금 118건 △이송 33건 △재판 32건으로 벌금형이 가장 많다.

센터는 "형사입건자 중 국가 무력을 독점적으로 다루는 군간부가 절반을 차지해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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