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 및 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이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시민단체, 온라인플랫폼 근본대책 요구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쿠팡이츠를 비롯한 배달앱이 운영하는 별점·리뷰 제도가 블랙컨슈머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은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배달앱이 소비자의 리뷰와 별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평가하다 보니 매장 평가의 절대적인 기준이 됐다"며 "점주들은 소비자의 무리한 요구에도 환불해주거나 서비스를 추가해주기 때문에 블랙컨슈머가 배달앱을 놀이터 삼아 활개 치는 악순환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쿠팡이츠'를 통해 음식을 주문한 고객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리던 한 점주가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 서울 동작구에서 한 김밥가게를 운영하던 50대 업주 A씨는 '전날 주문한 새우튀김 1개가 다음날 색깔이 이상해졌으니 환불해달라'는 고객의 무리한 요구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져 끝내 사망했다.
허석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이번 사례는 소비자 일방의 영향력을 키워 온 쿠팡이츠의 시스템이 원인"이라며 "매장 평가 기준 개선과 점주 대응력 강화 방안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한 음식점 점주는 "점주는 소비자 리뷰에 답글을 달 수 없는 구조"라며 "고객의 일방적인 리뷰에 따른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쿠팡이츠에 여러 번 개선을 건의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최근 물류센터 화재 등 쿠팡에서 비롯된 논란이 이어지면서 정부와 국회가 근본적인 온라인플랫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쿠팡으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 사회적 합의에 배제된 배송기사,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중소상인 등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과 같은 기본적인 제도가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기환 쿠팡이츠서비스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부 이용자의 갑질과 무리한 환불요구, 악의적 리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점주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하지 못한 점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전담 상담사 배치 등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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