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서울버스 임단협 '진통'…결렬 조짐도
입력: 2021.06.23 05:00 / 수정: 2021.06.23 05:00
서울 버스 노사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임단협에서는 진통을 겪고 있다. 여러 차례 협상에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직전까지 갔던 2년 전처럼 장기화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남용희 기자
서울 버스 노사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임단협에서는 진통을 겪고 있다. 여러 차례 협상에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직전까지 갔던 2년 전처럼 장기화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남용희 기자

8차례 만남 진전 없어…연장근무·감차 등 쟁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버스 노사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임단협에서는 진통을 겪고 있다.

거듭된 협상에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직전까지 갔던 2년 전처럼 장기화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23일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서울시버스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노사는 8차례 임단협 협상을 벌였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협상이 잘 안 되고 있다"며 "입장 차가 커서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운송사업조합 관계자도 "아직 뚜렷한 합의점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고통분담 차원으로 3월에 조기 타결됐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시 노사는 10년 간 임금인상률 중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과 근로여건 개선 등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올해는 양 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태다. 이후 협상 결렬 선언과 함께 단체행동 돌입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다음 주 9차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그 때가 마지막 협상이 될 것 같다.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결렬 선언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협상은 일찌감치 타결됐지만 2019년에는 양 측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장기화된 전례가 있다. 당시에는 노조가 파업 돌입을 예고한 당일 새벽에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파업은 피했다.

서울 버스 노사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임단협에서는 진통을 겪고 있다. 여러 차례 협상에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직전까지 갔던 2년 전처럼 장기화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남용희 기자
서울 버스 노사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 임단협에서는 진통을 겪고 있다. 여러 차례 협상에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직전까지 갔던 2년 전처럼 장기화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남용희 기자

올해 노조는 임금 5.1% 인상과 함께 연장근무가 강제되는 업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여건 상 연장근무를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버스 감차도 쟁점 중 하나다. 예컨대 각 업체가 보유한 차량 중 연장근로용으로 지정된 차량이 있는데 시는 연장근로를 줄이면 비용 절감을 위해 이 차량도 줄여야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체 측도 감차에는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상황도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지난해 시내버스 승객은 2019년보다 24.1% 감소했다. 자연스럽게 운송수입도 29.1%, 4738억 원 줄었다.

업계가 경영에 타격을 입으면서 서울시의 재정 지원도 늘었다.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를 통해 시가 비용과 이윤을 보전해주는데 이 예산이 지난해 1705억 원에서 올해 4561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어려운 여건에 놓인 노사도, 혈세낭비를 막아야 하는 시도 입장이 서로 크게 갈릴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협상에서 다른 시·도의 예를 드는데 (서울처럼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부산, 대구 등과 비교해 서울의 승객 감소 폭은 크지 않다"며 "어려움을 현장 노동자에게만 전가시키는 건 불합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특별히 기한을 정하고 협상을 진행하지는 않는다"며 "노조에서 협상이 결렬되면 지방노동위원회 조정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가타부타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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