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 운동본부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 근절을 촉구했다. /최의종 기자 |
시민단체 "중대재해 막자, 긴급 노정교섭 촉구"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평택항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고 이선호 씨의 아버지가 청와대를 찾아 "아이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도 변한 게 뭐가 있냐"고 호소했다.
고 이선호 씨의 아버지 이재훈 씨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씨는 "장관·의원·기관장이 찾아와 한결같이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하지만, 지키지 못할 공언만 하고 시간만 지나 국민들 기억 속에 잊혀지길 바라는 건 아닌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의 산업현장 안전 관리·감독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이 씨는 "공무원들의 부실 관리감독과 이해관계 속에서 왜 죽어야 하는지 모르고 쓰러져가는 청년노동자들의 죽음에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여 단체들은 이선호 씨 죽음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 산재 사망에 정부의 즉각 대응이 필요하다며 '노정교섭'을 비롯한 조치를 요구했다. 중대재해사업장(원청) 사용자 구속, 노동자·민간참여 사고조사 및 감독·노동자 작업중지권 즉각 보장 등 실효성 있는 개선책도 요구사항에 담겼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국민의 안전·생명·생존이 보장 받지 않는 사회에서는 어떤 입법·사법·행정도 존재할 의미를 상실했다고 본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정부 역할을 주문하고자 한다"며 노정교섭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월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5인 미만 사업장'을 이달 입법예고 예정인 시행령에 넣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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