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는 살려고 반성문"…김태현 첫 재판서 유족들 울분
  • 최의종 기자
  • 입력: 2021.06.02 00:00 / 수정: 2021.06.02 00:00
1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김태현의 첫 재판에서 김태현은 2명의 피해자를 살해한 혐의는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임세준 기자
1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김태현의 첫 재판에서 김태현은 2명의 피해자를 살해한 혐의는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임세준 기자

김태현 "피해자 모친과 동생 살해는 우발적"[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스토킹하던 여성의 아파트에 침입해 어머니와 여동생 등 세 모녀를 살인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의 첫 법정이 울분으로 가득 찼다. 유족들은 김 씨가 재판 직전까지 제출한 4차례 반성문에 분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는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경범죄처벌법 위반(지속적괴롭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씨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에는 10여명의 유족들이 방청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한 유족은 "세 명을 죽여 놓고 자기는 살고 싶어서 반성문을 제출한 것 자체가 어이없다"며 "저런 인간은 사회에 나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유족도 "김태현은 모든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한 살인마"라며 "이런 자를 위해 우리가 3심을 거치는 건 큰 손실이다. 재판부의 명철한 판단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녹색 수의를 입은 채 모습을 드러낸 김 씨는 재판 내내 바닥만 응시했다. 국민참여재판 희망 의사가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날 공개된 검찰의 공소사실에는 사건 당시 피해자 A씨가 김 씨를 차분히 회유하려 했던 정황이 있었다.

검찰은 "A씨의 동생이 배송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려 문을 열자 침입해 살해하고 몇 시간 뒤에 들어온 어머니도 살해했다"며 "1시간 반 뒤 들어온 A씨가 피고인을 회유하려 했으나, 결국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 씨 측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A씨의 어머니와 동생을 살해한 것은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A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처음부터 두 명을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행 뒤 도주하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김 씨는 스토킹하던 A씨가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 3월 23일 A씨가 사는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 찾아가 세 모녀를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 공판은 오는 29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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