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현금성 복지정책을 두고 날 선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푸르지오아파트에서 열린 ‘함께하는 아파트 공동체 만들기 상생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오세훈 "기본소득, 양극화 심화"…이재명 "안심소득, 부자 역차별"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현금성 복지정책을 두고 날 선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은 이 지사의 기본소득 구상을 두고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이 지사는 오 시장의 안심소득이 중산층과 부자에 대한 역차별적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오 시장과 이 지사는 28일 이 지사의 SNS 게시글을 시작으로 주말을 거치며 온라인 논쟁을 벌였다. 이 지사가 오 시장의 안심소득을 비판하며 포문을 열자 오 시장이 반박했고, 이후 재반박이 이어졌다.
국내 최대 광역지자체장인 두 사람의 논쟁 핵심은 정책 대상 설정의 공정성과 정책 효과로 분석된다.
오 시장의 안심소득은 소득이 일정 수준에 못 미치는 가구에 서울 평균 가구소득과의 차이 일부분을 보전해주는 형태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가구를 두텁게 지원하는 방식으로,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중위소득과 차이의 50%를 지원한다는 안을 토대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은 모든 도민에게 지역화폐를 지급, 소비 진작을 통해 전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정책이다. 단기적으로는 반기 단위로 지급하고, 이후 재원을 추가로 마련해 점차 지급 주기를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현금성 복지정책을 두고 날 선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 제공 |
이 지사는 오 시장의 안심소득을 납세자와 혜택을 받는 사람이 분리된 차별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 때문에 더 많은 세금을 낸 고소득자는 제외하고, 세금 안 내는 저소득자만 지원해 중산층과 부자를 세입을 넘어 세출 혜택까지 이중 차별하고 국민을 '세금만 내는 희생 집단'과 '수혜만 받는 집단'으로 나눠 갈등 대립시키고 낙인을 찍는 낡은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편적인 것이 공정한 것"이라며 "소득지원이 단지 시혜적 복지지출이 아니라 모두가 공평하게 누리고 경제에 활력을 일으켜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실현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 시장은 오히려 이 지사의 기본소득이 저소득층의 혜택이 적기 때문에 차별적이며 양극화 해소에 역행한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은) 저성장 고실업 양극화 시대에 근로 의욕을 고취시키면서 어려운 분들에게 더 많이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중산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가장 큰 장점은 양극화 해소에 특효약이라는 점"이라고 반박했다.
또 "(기본소득은) 안심소득에 비해 저소득층에게 혜택이 적으므로 명백히 역차별적이고, 양극화 해소에 역행하므로 훨씬 불공정하고 갈등유발적"이라며 "경기진작의 효과 면에서도 훨씬 떨어진다"고 공격했다.
정책 효과에 대한 예상도 상반된 모습이다.
이 지사는 "40조 원을 현금으로 선별지급한 2~4차 재난지원금보다 지역화폐 13조 원을 보편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의 경제효과와 국민 만족도가 훨씬 큰 것은 증명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오 시장은 "매월 약 70만 원씩 지급한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조차도 실효성 측면에서 이미 실패했다고 평가받는다"고 꼬집었다.
다만 둘 모두 결국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향후 국내 최대 지자체 두 곳에서 펼쳐질 새로운 복지모델 실험에 관심이 모이게 됐다.
이 지사는 "차별적 선별 현금지원(안심소득)이 나은지, 공평한 지역화폐 지원(기본소득)이 나은지는 여러분이 직접 판단해 달라"고 말했고, 오 시장도 "결국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서울시가 체계적이고 정교한 실험의 골격을 짤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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