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참사 5년…서울 지하철은 안전한가
입력: 2021.05.29 00:00 / 수정: 2021.05.29 00:00
5년 전 구의역 사고는 서울교통공사의 고용방식과 관련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바꾸는 계기가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구의역을 찾아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 군을 추모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 SNS
5년 전 구의역 사고는 서울교통공사의 고용방식과 관련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바꾸는 계기가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구의역을 찾아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 군을 추모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 SNS

비정규직 1285명 정규직 전환…업무 프로세스·시설 개선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19세 청년 '김군'이 승강장 안전문을 정비하다 열차에 치어 숨진 지 28일로 5년이 됐다.

이 사건은 서울 지하철의 패러다임을 '정시 운행'에서 '안전'으로 바꾸고 고용방식과 관련 시설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혁신하는 계기가 됐다.

2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5년 전 사고를 계기로 승강장 안전문 관련 업무를 포함한 안전업무직과 일반업무직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본격 추진했다. 외주업체 소속이었던 인원을 공사 직원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김군은 당시 서울메트로 정규직이 아니라 하청업체인 은성PSD 소속이었다. 이들은 열악한 대우와 근무조건에 2인1조 안전수칙도 지킬 수 없어 제2,3의 사고 위험성에 노출됐다. 정규직화가 전면 추진된 이유다.

공사는 노사합의를 거쳐 2018년 3월1일자로 안전업무직 851명과 일반업무직 434명 등 12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 중 안전업무직은 업무별로 승강장 안전문 361명, 자동차 검수지원 302명, 역무지원 6명, 구내운전 56명, 모터카 및 철도장비 107명, 궤도보수원 9명 등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져 공사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 때 정규직을 전환된 인원 중 192명이 기존 공사 직원의 친인척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용세습'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후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결과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이 사고는 공사 뿐만 아니라 시가 지속 추진하던 본청 및 산하기관 정규직화에도 속도를 붙이는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1만377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5년 전 구의역 사고는 서울교통공사의 고용방식과 관련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바꾸는 계기가 됐다. 유사 시 탈출이 쉬운 접이식으로 교체된 서울 지하철 안전문. /서울교통공사 제공
5년 전 구의역 사고는 서울교통공사의 고용방식과 관련 업무 프로세스를 모두 바꾸는 계기가 됐다. 유사 시 탈출이 쉬운 접이식으로 교체된 서울 지하철 안전문. /서울교통공사 제공

바뀐 것은 고용방식만이 아니다. 승강장 안전문 업무 지침과 환경도 대폭 개선했다.

2016년 8월에는 규정·규칙 개정을 통해 2인1조 업무 체계를 강화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안전업무직 142명을 채용하고 승강장 안전문 관리소를 2곳에서 4곳으로 늘렸다. 이어 11월에는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승강장 안전문 안전업무직을 146명에서 206명으로 보강했다.

이듬해인 2017년 4월에는 실시간 승강장 안전문 모니터링 관제시스템을 구축, 가동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김포공항역, 우장산역, 왕십리역, 군자역 등 노후화된 9개 역사의 승강장 안전문을 전면 교체했다.

또 기존에는 고정문 형태였던 승강장 안전문을 비상문 형태로 바꿔 유사 시 대피로를 확보했다. 지난해 말까지 254개역, 1만7565개 문을 바꿨다.

이밖에도 장애물을 감지하는 센서를 레이저 스캐너로 바꿔 고장을 줄이고 정비 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했고, 제어시스템과 구조물도 정비했다. 아울러 승강장 안전문 관리 운영기준, 규격 기준을 강화하고 설비 표준화 작업도 진행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구의역을 찾아 김 군을 추모한 뒤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이번에 와서 보니 구의역 사고 이후 시에서는 꽤 여러 가지 대책이 진행됐다"며 "관제 시스템을 이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승강장 작업 시 대피로 확보를 위한 안전보호벽 교체, 통합관제센터 건립 추진 등이 대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관련 정책을 계속 발굴해 차근차근 시민의 안전을 지켜나가겠다"며 "예방이 가능한데도 일어나는 사고는 막아야 한다. 대책 마련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hone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