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 유족 "경찰 초동 대응 미흡…친구 추가 수사해야"
입력: 2021.05.26 17:30 / 수정: 2021.05.26 17:30
고 손정민씨 유족이 사건 발생 한달 만인 26일 입장문을 내고 경찰의 초동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이선화 기자
고 손정민씨 유족이 사건 발생 한달 만인 26일 입장문을 내고 "경찰의 초동대응이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이선화 기자

"한강에 혼자 들어갔다? 이해 안 돼"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 씨 유족이 사건 발생 한 달 만인 26일 입장문을 내고 "경찰의 초동대응이 미흡했다"며 친구 A씨를 추가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손 씨의 부친 손현 씨는 이날 A4 용지 13쪽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처음 실종사실을 알게 됐을 때 A씨에 대해 일말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쉽게 납득되지 않는 A씨와 가족의 여러 행동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손현 씨는 △A씨와 가족이 실종 당일 오전 5시 이후 한강공원을 도착한 뒤 약 20분간 강 비탈면을 살핀 점 △A씨가 당시 입었던 티셔츠를 다음 날 신발과 함께 버린 점 △A씨가 잠금이 걸려 있지 않은 손 씨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부모에게 부탁해 손 씨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은 점 등을 의심했다.

그는 "A씨와 그의 아버지 동선을 고려하면 분명히 특정 위치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다고 인지했기 때문에 곧바로 그곳으로 가서 20분 이상 같은 자리에 머물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사고당일 목격자가 지목한 '한강 입수 남성'은 손 씨가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손현 씨는 "평소 물을 즐기지 않는 성향으로 실종 당일 쌀쌀한 날씨에 어두운 한강을 혼자 들어갔다는 것은 술에 취한 상태를 감안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특히 A씨 측이 마신 술 종류를 특정했다가 번복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A씨 어머니는 실종 당일 일행이 마신 술 종류를 알려줬으나 이후 입장문에서는 '어떤 술을 어느 정도 마셨는지 모른다'라고 번복했다"라고 했다.

A씨 측이 입장문에서 "손 씨 가족에게 새벽에 전화하는 건 결례 같아 직접 찾아가 고인을 깨우려고 했다"라고 밝힌 내용도 반박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세 번이나 함께 식사하는 등 평소 엄마들끼리 자주 교류했고 무엇보다 아이의 안전에 관련된 일이므로, 예의에 어긋나 연락하지 못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경찰의 초기 대응도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손 씨는 "중요한 증거인 A씨의 신발·티셔츠는 26일 이미 버려져 제출되지 않았다. 나머지 의류·노트북은 지난 4일에, 아이패드는 9일에나 제출됐다"고 밝혔다.

수사 초기 A씨와 그의 가족들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관련자인 A씨와 그 가족보다 지나가는 증인 확보에 주력했다"라며 "초동대응 미흡의 보완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와 최면 조사, 프로파일러 면담 등 7차례 조사를 진행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손 씨의 양말에 묻은 토양 성분과 한강 육지에서 강물 속으로 10m 떨어진 지점의 흙 성분이 유사하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다만 수중오염 가능성 등이 있어 사건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감정 결과를 토대로 지난 24일부터 추가로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증거물과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해 사망 경위를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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