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6대 재개발 규제완화…주거정비지수제 폐지
입력: 2021.05.26 10:59 / 수정: 2021.05.26 10:59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는 등 재개발 진입문턱을 낮추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또 계획 수립을 자치구가 아닌 서울시가 직접 수행, 구역지정까지 소요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남용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는 등 재개발 진입문턱을 낮추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또 계획 수립을 자치구가 아닌 서울시가 직접 수행, 구역지정까지 소요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남용희 기자

공공기획 통해 소요 기간 5→2년 단축…'2종 7층' 높이제한 완화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는 등 재개발 진입문턱을 낮추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또 계획 수립을 자치구가 아닌 서울시가 직접 수행, 구역지정까지 소요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오세훈 시장은 26일 오전 10시 시청에서 '재개발 활성화 방안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6대 재개발 규제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45%가 상승했다. 그 이전 10년간 9.9%가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급격한 상승률"이라며 "지난 10년 간 계속된 지나친 공급 억제 위주 정책으로 재개발‧재건축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서 주택 수급 균형이 무너져 부동산 가격 급등이라는 지금의 대참사가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2015년부터 서울시내에 신규 지정된 재개발 구역은 단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신규 주택공급이 억제돼 왔다. 중장기적인 주택수급 안정을 이루기 위해선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라는 과제가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며 우선 재개발부터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가 마련한 6대 대책은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공공기획 전면 도입을 통한 정비구역 지정기간 단축 △주민동의율 민주적 절차 강화 및 확인단계 간소화 △재개발해제구역 중 노후지역 신규구역 지정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규제 완화 △매년 재개발구역 지정 공모 통한 구역 발굴 등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는 등 재개발 진입문턱을 낮추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또 계획 수립을 자치구가 아닌 서울시가 직접 수행, 구역지정까지 소요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이동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는 등 재개발 진입문턱을 낮추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또 계획 수립을 자치구가 아닌 서울시가 직접 수행, 구역지정까지 소요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이동률 기자

먼저 그동안 정비구역 지정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던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한다. 기존에는 법적요건과 주거정비지수제를 모두 충족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법적요건만 충족하면 재개발구역 지정이 가능해진다.

시에 따르면 현재 재개발이 필요한 노후 저층주거지 가운데 법적요건이 충족되는 지역은 절반에 달하지만 주거정비지수제를 적용하면 재개발 가능 지역은 14%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상당수의 노후 저층주거지가 슬럼화되고 있어 문턱을 낮춰야 된다는 판단이다.

또 자치구가 아닌 시가 직접 사전타당성조사부터 정비계획 수립 단계까지 주도하는 공공기획을 도입, 구역지정까지 걸리는 기간을 5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한다. 기존에는 자치구가 맡아 통상 42개월 정도가 소요됐던 사전타당성조사·기초생활권계획 수립·정비계획수립 등 절차를 14개월로 단축하고, 추가로 주민제안‧사전검토 절차는 6개월에서 4개월로,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법정절차도 12개월에서 6개월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민동의 등 민주적 절차는 강화하되 확인 단계를 간소화한다. 사전타당성 조사 단계가 공공기획 도입으로 통합‧폐지되는 데 따라 주민동의율 확인절차를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간소화한다. 대신 사업 초기 단계인 주민제안 단계에서는 동의율을 기존 10%에서 30%로 높여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재개발 해제구역 중 노후화·슬럼화돼 주거환경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지역은 주민합의에 따라 신규 구역으로 지정한다.

또 2종 일반주거지역 중 7층 높이제한을 적용받는 지역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완화한다. 이렇게 되면 정비계획 수립 때 2종 일반주거지역 수준으로 기준용적률 190%, 허용용적률 200%를 적용받게 되고 7층 이상으로 건축이 가능해져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끝으로 구역 지정 활성화를 위해 매년 재개발구역 지정 공모를 실시, 연 25개 이상 구역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구역지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재개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인다는 취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는 등 재개발 진입문턱을 낮추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오 시장이 보궐선거 후보 시절 서울 성북구 돌곶이로 장위뉴타운 11구역을 현장방문해 장진석 장위11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대표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더팩트 DB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는 등 재개발 진입문턱을 낮추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오 시장이 보궐선거 후보 시절 서울 성북구 돌곶이로 장위뉴타운 11구역을 현장방문해 장진석 장위11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대표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더팩트 DB

규제 완화와 함께 투기방지 대책도 함께 추진한다.

재개발구역 지정을 공모할 때 다세대 신축 등 지분 쪼개기 방지를 위해 공모일을 주택 분양권리가 결정되는 권리산정기준일로 고시, 고시일 이후 투기세력의 분양권 취득을 위한 지분 쪼개기를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재개발구역 후보지가 선정되면 분양권이 없는 신축행위를 제한하는 건축허가 제한, 실소유자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조치를 취한다.

오 시장은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일벌백계의 원칙을 분명히 한 바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확고한 원칙 아래 필요하다면 시의 권한을 총동원해 추가 대책도 지속 강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재건축도 국토부와 협의가 끝나는 대로 좀 더 강력한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재건축 주택공급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조례 개정이 필요한 2종 7층 높이제한 완화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은 시내 전역에 고루 분포돼 있어서 시의원들에게도 상당한 민원이 쌓여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이번 대책을 발표하기 전에 충분히 시의회와 교감했다. 그렇게 (의원들의) 반대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공공 주도 재개발을 추진하는 정부와 각을 세우는 계획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공공 주도 재개발과 민간 주도 재개발은 시장에서 시민들의 선택에 의해 길이 선택되는 것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며 "어느 한쪽이 우월하고 어느 한쪽이 열등하고 이런 관계가 아니라 각각의 조건에 따라, 장단점에 따라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선택이 이뤄지고, 그런 선택이 신규 주택 공급의 좋은 루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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