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전 국회법제사법위원장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이 정치적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남윤호 기자 |
"'정치검찰 우려' 공감하더니 쉽게 기소"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패스트트랙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여상규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검찰이 정치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왔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도 "국정감사 때는 (기소하면 안 된다는 제 주장에) 공감하더니 기소로 쉽게 결론을 내버렸다. 참담하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성보기 부장판사)는 24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국회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 등의 6차 공판을 열었다. 피고인은 황교안 전 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전·현직 의원과 보좌관 등 총 27명이다. 재판부는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 감금사건'에 연루된 8명부터 먼저 심리하고 있다.
이만희, 박성중 의원과 민경욱·이은재 전 의원 등 8명은 '여야 4당의 선거제·공수처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막겠다'며 채 전 의원을 6시간 동안 의원실에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채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오신환 전 의원을 대신해 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위 위원으로 교체됐다.
이날 법정에는 여상규 전 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 전 위원장은 채이배 의원실에 같이 있었으나 피고인이 된 다른 의원들과 달리 기소를 피했다.
'현장에서 증인은 적극 활동했는데 법정에 선 피고인들과 달리 불기소 됐다. 이유를 들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여 전 위원장은 "검찰로부터 아무런 말을 못들었다"며 "검찰의 결정이기에 왈가왈부 할 수 없지만, 재판받는 동료 의원들 보기 안타깝다"고 했다.
여 전 위원장은 여당이 사개특위 위원으로 오 전 의원을 교체하는 사보임을 시도한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제1 야당을 제외한 채 여당이 군소정당들과 주요 법안을 합의한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며 "불법 사보임에 따른 법안 가결을 막기 위한 정치적 저항권 행사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 행위를 사법 영역으로 끌고 왔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검찰에 불만을 드러냈다.
여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전 총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했을 때 제가 '이런 정치적 고발에 검찰이 너무 쉽게 기소하면 검찰이 정치에 오염될 수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정치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때 윤 전 총장도 공감하는 분위기였는데 쉽게 기소로 결론이 나고 재판까지 이어지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명백히 감금당했다'고 주장하는 채 전 의원 측과 달리 여 전 위원장은 "폭행과 감금은 일체 없었다"고 증언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