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경례 받는 전두환…사죄 촉구에 굳게 닫힌 철문
입력: 2021.05.18 20:12 / 수정: 2023.07.20 17:53

5.18 41주기 연희동 표정…시민단체 기자회견 이어져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5·18 광주민주항쟁 41주년 서대문지역 제 단체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 및 시민단체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선화 기자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5·18 광주민주항쟁 41주년 서대문지역 제 단체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 및 시민단체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제가 잠드는 곳 1km 근방에 전두환도 자고 있다는 게 말이 안 돼요. 이곳을 아직도 '연희궁'이라고 부르며 호의호식하고 지내는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일인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씨 자택을 찾은 주민 A(27) 씨는 취재진에 열변을 토했다.

최근 연희동으로 이사 왔다는 A 씨는 "전국 각지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다 보니 광주에 대한 차별을 알게 됐다"라며 전씨 자택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여러 시민단체도 5·18 기념일을 맞아 전 씨 자택 앞에서 사죄를 촉구했다.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와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부지역지부를 비롯한 지역 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4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희진 진보당 서대문구위원장은 "서대문 주민으로서 전두환이 계속 이곳에 사는 것이 수치스럽다"며 "여전히 전두환 군부독재 세력을 두둔하는 세력들이 있어 진상규명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다는 게, 명령을 받아 발포하고 학살한 군인 장병은 있는데 명령한 장교, 최고 책임자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전두환이 여전히 이렇게 버젓이 돌아다니는 자체가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이 담긴 김남주 시인의 시 '학살2'를 낭송하기도 했다.

아 게르니카의 학살도 이렇게는 이렇게는 처참하지 않았으리

아 악마의 음모도 이렇게는 이렇게는 치밀하지 못했으리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5·18 광주민주항쟁 41주년 서대문지역 제 단체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 및 시민단체들이 대문 앞에 학살2시와 규탄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착하고 있다./이선화 기자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5·18 광주민주항쟁 41주년 서대문지역 제 단체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 및 시민단체들이 대문 앞에 '학살2'시와 규탄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부착하고 있다./이선화 기자

오전 11시에는 시민단체 전두환심판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 회원들이 전 씨 자택을 찾아 참회·사죄를 촉구하는 서신을 대문 밑으로 전달했다. 고 전태일 열사의 남동생 전태삼 국민행동 상임고문은 "지금 당장 전두환은 대문을 열고 나오기를 간절히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전 씨는 이날 오후 2시 44분께 맞은편 경호동에서 나온 경호원이 전 씨 집으로 들어가던 중 대문 사이로 얼굴을 수 초 동안 비췄다. 경호원은 전 씨를 보자마자 '충성'이라고 복창하며 경례했고 대문은 바로 닫혔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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