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애도 물결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입력: 2021.04.28 20:20 / 수정: 2021.04.28 20:20
2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조문객들이 지난 27일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을 추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2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조문객들이 지난 27일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을 추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시민·정치권·연예인 발길 이어져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28일 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서울 명동성당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였다. 정 추기경이 생전에 자주 말했던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이라는 가르침이 기억난다고 조문객들은 입을 모았다.

27일 선종한 정 추기경의 장례는 30일까지 오전 7시~오후 10시 명동성당에서 진행된다. 1시간 단위로 대성당에는 조문과 위령기도(연도)를 할 수 있다. 문화관 코스트홀에서는 미사가 열린다.

많은 시민들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조문·위령기도·미사를 하기 위해 수십명씩 대기했다. 대성당과 코스트홀에는 각 80명의 인원제한을 뒀다.

신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성당을 찾았다.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위령기도를 마치고 미사를 한 신자들도 있었다. 우면동성당을 다닌다는 70대 한 신자는 "소식을 듣고 기도를 해드려야 할 것 같아 아침에 바로 왔다"라며 "아기같이 천연덕스럽게 웃는 모습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세례명이 대건 안드레아인 김기범(21) 씨는 어머니 정복자 씨와 함께 기도했다. 김씨는 "제 인생에서 20대를 잘 이끌어 주시라고 기도했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정씨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이라는 말을 본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추기경이 청주교구장 시절 충북 음성군 꽃동네를 적극 후원한 것을 기억한 시민도 있었다. 신자인 이모 씨는 "꽃동네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추기경님을 많이 뵀다"라며 "항상 베푸는 것을 강조하셨고, 꽃동네를 가는 날은 여행가는 기분이었다"고 기억했다.

10년 전 정 추기경에게 구역장 교육을 받았다는 다른 신자는 "'남을 위해 희생하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난다"라며 "오전 10시부터 위령기도를 세 번 드렸다"고 전했다.

27일 노환으로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 빈소가 28일 서울 명동성당에 마련된 가운데, 정계 인사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남기 총리 직무대행. /이새롬 기자
27일 노환으로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 빈소가 28일 서울 명동성당에 마련된 가운데, 정계 인사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남기 총리 직무대행. /이새롬 기자

정치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오후 1시경 명동성당을 찾아 "사형제 폐지에 관심이 많으셨다. 우리 사회에 어른이 남기신 큰 사랑을 다시 기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 1시 30분경 명동성당을 방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모든 것을 남기고 떠나신 추기경님의 마지막 발걸음이 깊은 울림을 줬다"라며 "추기경님이 이 땅에 계셨던 것에 감사드리러 왔다"고 전했다.

불교 신자인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같은 당 천주교 신자 의원들과 함께 오후 3시 30분경 빈소를 찾았다. 주 대행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이라는 말씀을 하셨고, 스스로 사랑하고 행복하라는 말씀을 하셨다"라며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주 대행과 같은 시각 빈소를 찾아 주먹 악수를 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은 추기경님이 평소 사목의 표어"라며 "우리 모두가 사회적 약자를 아우르며 우리 사회가 추기경님의 뜻과 정신대로 사랑과 행복이 가득찬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책 당국자로서 정 추기경의 뜻을 실천하겠다고도 했다. 홍 부총리는 "저희 같은 정책 당국자가 특히 그와 같은 정신과 뜻을 앞장서 실천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4시 50분경 이곳을 찾은 박병석 국회의장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주고 가신 정 추기경님이 주신 사랑의 향기가 모든 이의 가슴을 적신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그는 조문을 끝낸 후 서울대교구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면담했다.

오후 5시 3분경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빈소를 방문했다. 오 시장은 "가슴이 아프고 애통하다"며 "(방명록에) 안식을 기원한다는 취지로 적었다"고 전했다.

빈소를 찾은 연예인들도 눈에 띄었다. 가수 바다(본명 최성희·41)는 "존경하는 분이셔서 인사드리러 왔다. 따뜻한 마음 전해주신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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